[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현대중공업이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사업의 핵심부품인 ‘진공용기 섹터’를 지난 2010년에 이어 추가로 수주했다.

19일 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 영빈관에서 ‘국제핵융합실험로의 진공용기 추가 제작 계약식’을 열었다.

   
▲ 국제핵융합실험로 단면도 /현대중공업

이 자리에는 권오갑 사장을 비롯해 박철호 플랜트 사업대표, 배태민 미래창조과학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 김기만 국가핵융합연구소장, 에이스케 타다(Eisuke Tada) ITER 국제기구 사무차장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은 핵융합실험로 진공용기의 본체를 구성하는 총 9개 섹터 가운데 2개(7, 8번)를 추가로 제작, 공급하는 것으로, 약 1억160만달러 규모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0년 수주한 진공용기 본체의 2개 섹터(1, 6번)를 포함해 단일 업체로는 가장 많은 총 4개 섹터를 제작하게 됐다.

이번에 수주한 섹터는 당초 EU국가의 컨소시엄 업체가 만들 예정이었지만 제작 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현대중공업이 대신 제작에 나서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제작 중인 설비에 대해 ITER 국제기구로부터 고품질의 설계·제작 기술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 섹터는 높이 12m, 무게 400t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은 1차 수주분을 오는 2019년까지, 이번 수주분은 2020년까지 프랑스 국제핵융합실험로 건설 현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핵융합실험로의 진공용기는 핵융합 반응을 위해 생성된 플라즈마(Plasma)를 안정적으로 가두고 각종 방사성 물질들을 차단하는 1차 방호벽으로, 1억℃ 이상의 초고온, 초고진공 상태 등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초정밀 용접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과 EU, 미국 등 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는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태양에너지의 생성과정인 핵융합 반응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장치다. 오는 2025년까지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 설치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0년부터 국제핵융합실험로사업에 투입되는 진공용기 섹터 4개와 관련 포트(진공용기 본체와 저온용기를 연결하는 구조물) 35개, TF 자석구조물 9기 등 주요 핵심 설비를 제작하고 있으며, 수주 규모는 총 3억8000만달러(한화 4300억원)에 달한다.

박철호 현대중공업 플랜트 사업대표는 “총 중량 5000톤급인 진공용기는 제작 과정에서 10 밀리미터(㎜) 오차만을 허용할 만큼 초정밀 설계·제작 기술이 요구된다”며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공인받았고, 지속적인 노력으로 미래 핵융합 발전 분야를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