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기성용(25)과 김보경(25)·독일 분데스리가의 박주호(27)과 구자철(25)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빅리거들이 지난 8일(한국시간) 밤 열린 경기에 대거 선발 출전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기성용의 소속팀 선더랜드는 영국 선더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헐 시티와 가진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홈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전반 4분 만에 일어난 수비수 웨스 브라운(25)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은 '선더랜드의 다윗'답게 공수를 조율하며 후반 24분 크레이그 가드너(28)와 교체될 때까지 69분간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허사였다.

후반 9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선더랜드는 승점 추가에 실패해 6승6무13패 승점 24점으로 14위에서 강등권 바로 위인 17위로 추락했다. 1월12일 풀럼전(4-1 승) 이후 이어진 리그 4경기 연속 무패행진과 1월30일 스토크시티전(1-0 승) 이후 리그 2연승도 마감했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에게 평점 6점을 매겼다. 팀 내 최고인 평점 7점을 받은 골키퍼 비토 마노네 (26) 다음으로 높은 점수였고, 리암 브리드컷(25)·조지 알티도어(25)·산티아고 베르기니(25) 등과 같은 점수였다.

밑으로도 아담 존슨(27)·잭 콜백(25)·파비오 보리니 등 주요 선수들이 5점에 그치고, 승리한 헐시티에서도 7점이 7명·6점이 6명이었던 것으로 보면 좋은 점수였다. 하지만 "그가 늘 보여주던 다이내믹한 모습은 없었지만 그래도 창조적이고자 노력했다"는 평가가 뼈아팠다. 다른 선수도 아니고 기성용이기 때문이다.

김보경(25)의 소속팀 카디프시티는 웨일스 스완지의 리버티 스타디움서 스완지 시티와 치른 EPL 2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에만 무려 3골을 내줘 0-3으로 완패했다. 김보경은 우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좌측면까지 활발히 움직이며 팀의 공격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고개를 숙여야 했다.

카디프시티는 지난 2일 노리치시티전(2-1 승) 승리의 여세를 몰아 최근 미카엘 라우드롭(50) 감독의 전격 퇴진으로 혼란에 빠진 스완지시티를 제물로 삼아 강등권 탈출을 노렸지만 승점 사냥에 실패한 채 5승6무14패·승점 21으로 19위에 머물렀다.

특히 김보경은 팀이 자신이 결장한 노리치시티전에서는 승리한 반면, 자신이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던 1월12일 웨스트햄전(0-2 패)·후반 7분 교체 출전했던 1월29일 맨유전(0-2 패)에서의 패배에 이어 선발 풀타임을 소화한 스완지시티전에서 또 패하면서 올레 군나르 솔샤르(41) 감독 취임 이후 겨울 이적시장에서 대거 영입된 포지션 경쟁자들과의 경쟁에서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웨스트햄전에서 팀 내 최고인 평점 7점을, 맨유전에서 6점을 각각 부여하며 팀 패배 속에서도 빛나는 활약을 인정했던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김보경이 후반 33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의 터뜨린 터닝슛이 골대를 살짝 넘어선 것을 두고 "골대를 넘겨버렸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소모적이었다"고 낮게 평가하면서 팀 내 최하인 평점 5점을 부여했다.

윌프리드 자하(22)·조던 머치(23)·프레이저 캠벨(27)·다 실바 파비오(24) 등 4명이 함께 5점을 받기는 했으나 팀 최고점인 6점을 받은 선수가 8명이나 되는 것으로 보면 김보경으로서는 최근 출전 경기 중 최악의 경기가 된 셈이다.

박주호(27)와 구자철(25)가 속한 마인츠는 8일(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부터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가진 VfL 볼프스부르크와의 2013~2014시즌 분데스리가 2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 후반기 첫 패배다.

이로써 지난해 12월21일 함부르크SV와의 리그 17라운드 원정경기(3-2 승)이후 계속 돼 온 연승 행진도 '3'에서 멈췄고, 지난해 12월7일 FC 뉘른베르크와의 리그 15라운드 원정경기(1-1 무승부) 이후 이어진 최근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도 막을 내렸다.

마인츠는 이날 승점(30)은 같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한 계단 높은 6위에 올라있던 볼프스부르크를 꺾고 승점 3점을 확보해 순위 상승을 꿈꿨으나 결국 9승3무8패(승점 30점)가 돼 7위에 머물렀다. 전반 6분 만에 왼쪽 미드필더 크리스토프 모리츠(24)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면서 토마스 투헬(41) 감독이 세웠던 작전 구상이 흔들린 여파가 컸다.

'터줏대감' 박주호와 '승리 청부사' 구자철은 지난 1월 구자철의 이적 이후 처음으로 동반 선발출전해 구자철의 친정팀 볼프스부르크를 상대로 동반 풀타임 활약·동반 연속 공격 포인트 획득 등을 노렸으나 무위에 그쳤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풀타임을 뛴 박주호에게 평점 4점을, 팀이 2-0으로 뒤져있던 후반 21분 니콜라이 뮐러(27)와 교체돼 나온 구자철에게 평점 5점을 줬다. 빌트의 평점은 낮을수록 높은 평가다. 지난 1일 리그 19라운드 SC프라이부르크와의 홈경기에서 전후반에 각각 한 골씩을 나눠 넣어 팀의 2-0 완승을 견인한 뒤 나란히 챙긴 팀 내 최고 평점 2점에 비하면 아쉬운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