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담론이 절실한 시점이다. 성장, 소통, 제도의 틀을 업그레이드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 2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1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박용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제41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제주에서 만나는 통찰과 힐링을 주제로 한 이날 포럼에서 박 회장은 “미래와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며 “변화하려는 의지만큼이나 혁신의 속도는 나지 않고, 급변하는 글로벌 리스크에 불안해 하는 모습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담론(Vision-Making)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우리경제에 부여된 과제는 무엇인지,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어떤 제도가 필요할지에 대해 이야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해 3가지 틀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꼽은 첫 번째 과제는 새로운 성장의 틀 마련이다. 지난 50여년간 '고도 성장'은 한국 경제의 최고 목표였지만, 경제가 성숙한 오늘날은 'GDP를 몇 퍼센트 올리는지'가 목표의 전부는 아니라는 견지에서다.

그러면서 “새로운 '성장의 틀'이 필요하다”며 “숫자 중심, 속도 중심의 목표에서 벗어나 성장의 내용이 '지속 가능한지', '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는지를 반영하는 성장의 틀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한 '소통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20대 국회와 정부관계자 한분 한분을 찾아뵈니 주요 현안에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정부와 국회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 않다는 점을 많이 느꼈다”며 “소통의 노력을 더하니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변화해야 하지만, 여러 이유로 변화 속도가 느린 경우가 있다”며 “소통의 틀을 바꿈으로써 서로에 대한 걱정과 우려, 의문과 불신을 털고, 절충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 변화의 속도를 높여갈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선진화된 제도의 틀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을 전제로 설계된 많은 제도들이 작동을 멈추고 있다”며 “과거의 문법을 벗어 던지고 바뀐 세상에 맞는 새로운 문법으로 제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도를 만드는 분들이 기업들이 성숙한 경제주체라는 점을 인정해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고, 기업 스스로 변할 수 있게 얽히고 설킨 규제들을 과감히 걷어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들어 쏟아지고 있는 규제 입법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며 “제도와 권리의 본질을 흐리거나, 해외에는 사례가 없는 과도한 입법은 아닌지 우리가 그 필요성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장, 소통, 제도라는 세가지 틀을 바꿔가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대한상의가 앞장서서 끈질기게 매달리고 정부, 국회와도 협업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번 제주포럼에는 박용만 회장을 비롯해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진영환 대구상의 회장,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 최신원 수원상의 회장, 박희원 대전상의 회장,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 등 전국상의 회장단을 비롯해 박상진 삼성전자(주) 사장, 고성환 (주)STX엔진 대표이사 사장, 홍순직 생산성본부 회장, 이동휘 삼성물산 사장 등 65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