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초저금리를 동결하고,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통해 양적 완화 확대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추가적인 통화 완화책은 내놓지 않았다.

ECB와 드라기 총재는 2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에서 통화정책회의를 하고서 이같이 발표했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결과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회복 흐름에 역류하는 성격으로 보면서 물가상승률 목표치 등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모든 정책수단을 쓸 태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애초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다른 결과를 기대했던 그는 경제 하방 효과가 여전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면밀하게 시장을 모니터하면서 대처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물가상승률 전망과 관련해서는 "몇 달간은 매우 낮게 유지되다가 올해 후반부터 오르기 시작하고 내년과 후년에는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양적 완화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논의한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이탈리아 은행 위기로 불거진 부실채권 이슈에 대해서는 부실채권 시장이 잘 작동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한 입법적 틀이 요구된다고 덧붙이면서 이탈리아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또한,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큰 문제라고 동의하면서도 "부실채권을 오래 안고 있으면 있을수록 은행시스템은 덜 작동되기 마련"이라며 부실채권을 빠르고도 효과적으로 털어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미 은행권의 부실 대출 부담을 덜어주려고 500억 유로(약 63조원) 규모의 '배드 뱅크'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드라기 총재는 실태한 쿠데타가 있고나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민주주의 후퇴 폭주가 이어지는 터키 상황에 대해서는 "터키의 불안정이 유로존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기는 매우 힘들다"고 평가했다.

드라기 총재의 회견에 앞서 ECB는 6주 단위의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제로 기준금리를 묶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40%, 0.25%로 유지했다.

ECB는 보도자료를 통해 "통화정책위원회는 상당 기간 이들 주요 정책금리를 현재와 같거나 더 낮은 수준으로 가져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비전통적 통화정책, 즉 자산매입 같은 양적완화 조치와 관련해선 기존 계획대로 "적어도 내년 3월까지 매월 800억 유로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할 것이며 필요하면 더 연장할 수 있다"라고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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