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기업의 실적이 좋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대형주) 가운데 올 들어 2분기 연속으로 당기순이익(잠정치·시장 예상치)이 증가한 곳은 모두 31개사다. 그런데 이들 31개 기업 중 올해 주가가 오른 업체는 21일 기준 15곳으로 절반에 불과했다.

2개 분기 연속 순이익이 증가한 기업 가운데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코오롱인더스트리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당기순이익이 작년 4분기 334억원에서 올 1분기 543억원, 2분기 595억원(시장 예상치)으로 꾸준히 상승하면서 주가도 31.2% 뛰었다.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삼성전자는 연초 이후 주가가 22.5% 상승해 두 번째로 높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의 호실적에 힘입어 올 2분기에 전분기보다 약 6000억원 증가한 5조8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LG디스플레이와 두산중공업도 각각 21.4%, 20.6%의 수익률을 기록해 순익 실적이 좋으면 주가가 오른다는 공식을 입증했다.

자회사 라인(LINE)을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상장한 네이버는 모바일 광고 등 주력 사업의 견고한 실적을 앞세워 작년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순이익 증가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네이버 주가는 올 들어 7% 오르며 순이익 증가세에 보폭을 맞췄다.

반면에 나머지 절반은 순익을 2분기 연속 키워놓았지만 주가는 뒷걸음질했다.

실적보다는 외풍(外風)의 영향이 컸던 탓이다.

롯데칠성음료(-26.95%)와 롯데쇼핑(-16.1%)은 올 들어 순익이 꽤 오른 것으로 전망됐지만 주가는 급락했다.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라는 악재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와 보험사 대다수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증권(-10.66%), 미래에셋대우(-10.24%), 한국금융지주(-9.38%) 등 증권 업종과 한화생명(-23.95%), 동부화재(-9.96%) 등 보험업종 기업들도 순익과 주가가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그나마 KB금융이 3.62%의 수익률을 올려 체면을 지켰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당기순이익은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로 볼 수 있지만, 전체 업황은 물론이고 미래 성장 동력이나 외부 영향 등 주가에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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