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국민의당 '우병우 감싸기' 아전인수 해석…우, 정무적 책임질 때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의 발언을 놓고 정치권의 해석이 설왕설래다. 

국민의당 양순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병우 파이팅'을 외친 꼴이라며 우병우 감싸기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과는 불통으로 일관하면서 우병우 민정수석에게만 소통으로 답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무엇이 본질인지 깨달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전인수 격이자 말꼬리잡기의 구태다.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NSC에서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호소하면서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다.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 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말은 언제나 직설적이다. 대통령의 말속에 중의적 의미를 덧돼 해석하는 건 야당의 오랜 피해의식의 발로다. 심원의마(心猿意馬)다. 원숭이처럼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지 못하고 이랬다저랬다 하는 동시에 생각을 가만히 한곳에 두지 못하고 먼 곳으로 달아나 버리는 것이 말처럼 말이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며 윗사람을 농락하고 권세를 함부로 부리는 지록위마(指鹿爲馬)다. 국민의당과 더민주는 의심암귀(疑心暗鬼)에 빠져 있다. 의심하게 되면 없던 귀신도 생기듯이 의혹을 가지면 가질수록 불안해지고 그릇된 선입견 때문에 잘못 판단하는 딱 그 모양새다.

   
▲ 박근혜 대통령의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의 발언을 놓고 정치권의 해석이 설왕설래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의 사드 불안감 해소에 대한 발언을 우병우 수석 깜싸기로 오독해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잇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박 대통령의 사드배치에 대한 불가피성과 국가 안보를 위해 물러설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이 말을 놓고 두 야당은 진경준 검사장과 넥슨코리아간 부동산 거래 의혹에 휩싸인 우병우 수석을 감쌌다는 어처구니없는 말로 해석하며 청와대를 압박하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이재정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22일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을 교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고 있다"며 "하루가 지나기 무섭게 연이어 드러나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각종 부정부패와 비리의혹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별 것이 아니었나보다"라고 했다.

국민의당 양순필 부대변인도 21일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를 논해야 할 NSC회의에서 대통령의 안위와 측근 지키기에만 몰두한 듯한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박 대통령)이번 발언은 국민과 야당에게는 '입을 다물라'고 경고한 것"이라며 각을 세웠다.

두 야당이 박 대통령의 사드 발언을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 부동산 매매 과정에 진경준 검사장이 개입돼 있다는 의혹 등의 현 상황을 끌어들여 '우 수석 감싸기'라는 속보이는 해석으로 박근혜 정부를 때리고 있는 것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대통령의 '소명의 시간' 말씀은 우병우 수석 얘기가 아니다. 국가안보를 지켜야 하는 소명이라는 뜻"이라고 분명히 했다.

정 대변인은 NSC 자리임을 강조하며 "어제 자리는 북한 동향 관련한 보고와 안보상황 점검하는 엄중한 자리지 않나. 우 수석에 대한 소명이 아니라 국가안보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소명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는 야당의 의혹 부풀리기에 확실한 선 긋기를 했다.

대통령의 메시지를 오독해서는 안 된다. 두 야당의 의도적(?) 오독은 사드 괴담으로 시끄러운 이 나라에 또 다른 논란거리를 만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다. 

의혹의 중심에 선 우병우 수석도 이젠 대의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대통령에게 더 이상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집권 후반기를 향해 가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을 부추길 위험성이 상당하다. 스스로 결자해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병우 수석 입장에서는 억울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 자리는 사정의 맨 꼭대기다. 이런 자리에 있으면서 '의혹의 대상'이 된 것만으로도 이미 정권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칼날 위의 자리는 언제든지 칼끝이 자신을 겨눌 수도 있음을 알고 대비해야 한다.

'400억 원대의 재산가' 우병우 수석에 대한 여론의 눈초리도 따갑다. 그 재산을 둘러싼 의혹이 일고 있다. 이제 우병우 수석은 더 큰 대의를 위해 정무적 판단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억울함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정무적 책임이란 이런 때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닐까. 떳떳하다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부를 위해 자기 자리를 내려놓고 모든 조사에 임하는 것이 필요한 때다. 

박 대통령은 지금 휴가중이다. 새로운 정국 구상을 위해 머리를 싸맬 것이다. 우병우 수석이 진정한 공직자라면 한 발 물러서서 대통령의 짐을 덜어 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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