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빌딩 숲속을 거미줄을 뿌려대며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거미 인간 스파이더맨. 악당을 무찌르는 영웅으로 남을 것인가, 불의를못본 척하는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갈 것인가. 

   
▲ 영화 '스파이더맨 2' 스틸컷.
'스파이더맨 2'는 공중곡예와 같은 시원시원한 활강 장면 등 화려한 비주얼로 무장한 스펙터클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며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특히 뉴욕 지하철 공간에서 벌어지는 속도감 넘치는 거대한 스케일의 액션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아찔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2'는 악당과 맞서 싸우는 미국 영화가 의례 그렇듯 시종일관고리타분하고 진부한 미국식 영웅주의를 관객에게 주입시키고 있어 내용상으로는 빈약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 거미에 물려 스파이더맨이 된 피터 파커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며 살아야 하는 이중적인 삶을 고민하며 정체성 혼란과 인간적인 갈등을겪는다.

사랑하는 메리 제인이 다칠 것을 걱정해 곁에 다가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탄식하며 "난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할 운명인가"라고 자책한다.

하지만 그는 '스파이더맨 2'에서 결국 누구나 짐작하듯 영웅의 길을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