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올해 들어 자사주를 사들인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주가 상승효과를 본 곳은 10개 중 6개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자사주 매입을 마쳤거나 진행 중인 코스피 기업은 총 32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난 22일 종가가 자사주 취득 신고일 대비 상승한 기업은 약 60%에 해당하는 19곳이었다.

주가가 가장 많이 뛴 기업은 합성피혁 제조업체인 백산(74.93%)이다. 백산은 작년 12월 14일부터 올해 3월 11일까지 약 26억원어치의 자사주 57여만주를 사들였다.

최근 연일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대장주 삼성전자도 자사주 매입 효과를 꽤 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30일부터 이달 중순까지 7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어 자사주(보통주) 약 500만주를 매입했다. 자사주 취득 신고일 당시 132만50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2일 현재 151만6000원으로 14.42% 뛰었다.

삼성전자는 오는 28일까지 보통주는 물론 우선주 매입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IT·게임 업계에선 네이버(22.18%)와 엔씨소프트(20.86%)의 주가 상승이 눈에 띄었다.

네이버는 작년 10월부터 석 달간 자사주 32만9000여주(약 2055억원)를, 엔씨소프트는 작년 12월부터 68만주(약 1553억원)를 취득했다.

반면 이들 19개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13개 코스피 상장사들은 오히려 주가가 뒷걸음질 쳤다.

삼성전자가 올 1, 2분기 연이은 호실적에 자사주 매입 효과까지 누리며 주가 랠리를 보이는 동안 삼성생명·삼성증권·삼성화재 등 다른 삼성그룹주들은 자사주 매입에도 죄다 주가가 급락해 희비가 엇갈렸다.

인수합병(M&A)설이 꾸준히 나온 삼성증권은 21.63%나 떨어져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가 내려간 기업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삼성증권은 작년 10월 23일부터 6개월에 걸쳐 약 1757억원을 들여 자사주 415만주를 매입했다.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주가가 각각 14.1%, 9.9% 밀렸다.

이 밖에 현대차(-10.42%)와 기아차(-15.35%)도 좀처럼 자사주 매입 약발을 누리지 못하고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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