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출마를 확정하면서 당대표 경선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이주영, 이정현, 정병국, 한선교, 주호영 의원에다 김 전 지사가 나오게 되면 7인이 되어 컷오프가 필요해졌다. 

새누리당은 25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결정한 전당대회 컷오프 룰에 대해 ‘당대표 후보가 5인 초과 시 컷오프를 하되 6명까지 미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6명이면 컷오프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수를 초과한 데 따라 단일화 후보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당의 대권주자였던 김 전 지사가 당권으로 선회한 것과 관련해서는 측근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낙선에 이어 전당대회에서마저 낙선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크다. 

이날 김 전 지사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던 김용태 의원도 부산시의회 기자간담회를 계기로 “사려있게 결정해주길 바란다”며 “당내 난전 상황에 섣불리 나서기보다 내년 대선에서 의미를 찾기를 바란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반면 김 전 지사가 끝내 당권에 도전하고, 친박에서 홍문종 의원까지 나올 경우 당대표 후보는 모두 8명으로 늘어나 컷오프 과정에서 뜨거운 합종연횡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주영·이정현·한선교 의원 등 범 친박계로 분류되는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여권 주류와 선을 긋고 있는 상황에서 홍문종 의원이 나설 경우 당의 주류인 친박 표심을 상당 부분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비박계에서도 홍 의원에 맞설 관록 있는 후보가 필요한 만큼 잠룡으로 꼽히던 김문수 의원으로 단일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출마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대표 경선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또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송영길, 추미애 의원에 이어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누가되도 친문'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종걸 최고위원이 출마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현재 홍문종 의원은 당대표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지사도 최근 김무성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전당대회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편, 친박계 서청원 의원이 오는 27일 대규모 만찬 회동을 열기로 해 묘한 시선을 받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자신의 전대 출마를 요청한 이들에게 사과와 감사를 표하는 자리라고 알려져 있지만 친박 후보들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친박계 의견을 전체적으로 수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송영길, 추미애 의원에 이어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일단 3파전을 형성했다. 그래봤자 차기 당 지도부는 ‘친 문재인’계로 꾸려질 것이라는 ‘누가되도 친문’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종걸 최고위원이 출마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상곤 전 위원장이 출마 기자회견 전후로 거듭 자신은 친문 역할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송·추 두 의원과 김 전 위원장 중 누가 되더라도 유권자들은 친문 당대표로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문재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오다 김종인 대표 체제에서 오히려 김 대표 측 인물로 꼽혀온 이 최고위원이 당대표로 나설 때 흥행 요인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친문 당대표가 선출되고 문재인이 유력한 대선 후보로 흐를 경우 더민주는 또 한번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호남 대변 세력과 연대·통합을 놓고 시련을 겪어야 하기 때문에 문 전 대표가 지금부터라도 스스로 라이벌을 만들어 판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오랫동안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하면서 당내 경쟁자를 모두 출당시킨 문 전 대표에 대해 피로감을 갖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2002년 대선에서 재수생 이회창 후보 대신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킨 ‘제2의 이회창’ 위기론이 대두된 지 오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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