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표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빅토르 안(29·한국명 안현수)이 8년만의 올림픽에서 건재함을 과시하며 '부활 시나리오'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빅토르 안은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3위(2분15초062)를 차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 10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트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경기에서 한국 박세영(242번)과 러시아 안현수(250번)가 역주하고 있다./뉴시스
 
금메달은 2분14초985로 결승선을 통과한 세계랭킹 1위 샤를 아믈랭(30·캐나다)에게 돌아갔지만 빅토르 안에게 밴쿠버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빅토르 안은 2011년 러시아 귀화를 결정하기 전 한국에서 '쇼트트랙 황제'로 군림했다. 
 
김동성(34)의 후계자로 평가받던 빅토르 안은 두 번째 올림픽이었던 2006토리노대회에서 3관왕(1,000·1,500·5,000m 계주)을 차지, 명실상부한 남자 쇼트트랙의 간판스타로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빙상연맹의 파벌싸움과 무릎부상 등이 겹쳐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을 출전권 확보에 실패한 빅토르 안은 소속팀 해체와 국가대표 탈락 등 악재가 겹치자 2011년 11월 정식으로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빅트르 안은 2012~2013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4개의 금메달과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2개 등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기세가 오른 빅토르 안은 지난달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유럽선수권에서남자 500m·1,000m·3,000m 슈퍼파이널·5,000m 계주까지 모두 석권,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빅토르 안은 힘겨운 시간을 버텨내고 참가한 소치올림픽에서 그간의 설움을 모두 털어내려는 듯 첫 출전종목이었던 남자 1500m에서 당당히 동메달을 수확, '쇼트트랙의 황제'의 귀환을 전 세계 알렸다. 
 
빅토르 안의 올림픽은 이제 막 시작이다. 빅토르 안은 500m·1,000m·5,000m 계주 등 3개의 출전종목이 더 남아있으며 이 중 2개 이상의 금메달을 수확해 토리노대회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대한민국이 품지 못했던 쇼트트랙 천재의 부활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