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형과 올림픽 결승에서 레이스를 펼쳐봤다는 것이 좋은 경험이었다."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결승까지 올랐다가 6위에 머무른 이한빈(26·성남시청)이 빅토르 안(29·한국명 안현수)과의 레이스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한빈은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 올랐으나 6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 이한빈과 안현수/뉴시스
 
예선을 무난히 통과한 이한빈은 준결승에서 대표팀 후배인 신다운(21·서울시청)에게 걸려 넘어졌다.
 
그러나 이한빈은 심판진이 신다운의 방해로 넘어졌다고 판단해 극적으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결승에 진출한 이한빈은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과 격돌하게 됐다.
 
빅토르 안은 이한빈의 한국체대 3년 선배다. 빅토르 안과 이한빈은 대학 시절 같은 방을 쓰며 친분을 쌓았다. 빅토르 안과 이한빈은 성남시청에 함께 소속돼 있다가 해체의 아픔을 함께 겪은 사이이기도 하다.
 
이랬던 두 선수가 서로 다른 나라의 국기를 달고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의 결승에서 마주했으니 기분이 묘할만도 했다.
 
이날 경기 후 믹스트존을 통과하던 빅토르 안은 이한빈을 스쳐 지나치면서 "수고"라고 말하며 친근함을 드러냈다.
 
이한빈은 "일단 올림픽 결승에 올라왔다는 것이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안)현수 형과 결승에서 함께 뛰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빡빡한 일정 탓에 특별히 나눈 대화는 없다면서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한빈은 메달 획득 불발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준결승에서 넘어지면서 날 쪽에 문제가 생겼다. 날 쪽이 약간 휘어졌다. 그런데 체크하지 못했다. 자신있게 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