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반사이익을 받으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던 중국 증시가 돌연 급락세를 보이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7일 장에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91% 하락한 299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2939.2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상하이지수가 장중 30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12일 이후 처음이다. 블루칩 중심의 CSI300도 51.35포인트(1.57%) 하락한 3218.24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증시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여왔다. 영국 등 유럽 선진국에 실망한 글로벌 자금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으로 쏠린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이날까지 1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 증시가 돌연 급락세를 보이면서 중국 증시의 경착륙 우려감마저 다시 불거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의 그림자 금융 자산은 54조 위안(9176조7600억원)에 육박해 지난해에만 30%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의 국내총생산의 78%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전체 은행 자산의 27.6%에 비등한 규모다. 무디스는 그림자 금융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으로 중국에 금융위기가 올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증시 하락도 금융부실을 우려한 중국 금융당국이 36조 달러 규모의 자산관리상품(WMP)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중국 21세기경제보의 보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WMP는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단기로 자금을 조달,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나 제조업체 등에 만기 1∼2년 이상의 장기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몇 년 사이 중국 국내총생산의 35% 수준으로 그 규모가 폭증, 중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지난 2013년에도 중국 금융당국이 이에 대한 규제에 나섰고 당시에도 상하이지수가 5% 넘게 폭락세를 보인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중국 증시의 급락세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WMP에 대한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확실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후 중국 중시가 6~7% 상승하면서 정책모멘텀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고 과거 WMP 규제 때 주가가 급락한 학습효과에 이번에 증시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인 조정이후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에 중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중국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부동산주의 상승세가 꺾이고 있고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오는 10월 마지막 연례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정치적인 이슈도 불거지고 있는 점도 증시가 강세를 보이기 어려운 이유”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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