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3세 이미지 신뢰 먹칠, 경제민주화시대 경영승계 악영향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정일선 현대BNG스틸사장의 슈퍼갑질이 우리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재계3세의 일탈된 행태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3세들은 금수저로 태어났다. 본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부모 잘 만나서 거액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기업 경영까지 하는 행운을 가졌다. 실로 무한한 은혜다. 흙수저들은 꿈도 못 꿀 거액의 돈과 행운, 경영권력을 거머쥐었다.

3세들은 부모와 대한민국에 무한히 감사해야 한다. 기업을 경영할 경우에는 임직원을 성심성의껏 대우해야 한다. 종이나 머슴으로 하대하면 안된다. 인간적인 대우를 해줘야 한다. 자신은 아무런 공로없이 혜택을 받은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임직원과 소통을 잘하고, 비전과 리더십을 갖고 경영에 전념해야 한다.

3세들도 사업보국, 기업보국해야 한다. 우리사회, 국가, 더 나아가 세계인류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해야 한다. 이런 비전과 철학, 애국심없이 경영승계하는 3세는 자격이 없다.

3세들의 할아버지들은 창업주들이다. 정주영 현대, 이병철 삼성, 구인회 LG, 최종건 최종현 SK창업주등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기업가정신으로 사업을 일궜다. 사업보국과 기업보국의 마인드로 국가경제를 구축했다.

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화학 해운 건설 등 한국산업을 설계했다. 제조업 강국으로 이끌었다. 피와 땀, 열정의 소산이었다. 한강의 기적, 세계 10대 경제강국 부상은 할아버지 창업주들의 피땀에서 나온 것이다.
 
   
▲ 정일선 현대BNG스틸사장의 슈퍼갑질이 충격을 주고 있다. 정일선 사태는 대기업 3세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다른 그룹들도 반면교사로 삼아 경영능력뿐만 아니라 인의예지 교육에 소홀해서는 안된다. /연합뉴스

2세들도 부친의 가업을 승계했다. 더욱 키웠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세계최대 전자업체를 일궜다. 정몽구 현대차회장도 세계5대 자동차메이커로 부상시켰다. 부친을 이어 글로벌 기업들로 육성했다. 창업주와 2세들의 눈부신 성과와 글로벌 경쟁력은 미국 경영학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3세들은 아직 미완성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한창 경영일선에서 성과를 내기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3세들은 보다 글로벌한 경영감각을 갖고 있다. 가업승계에 대한 무한한 부담감을 안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전력투구중이다.  
 
3세들이 재산과 기업을 물려준 부모와 사회에 보답하는 길은 막중하다. 험하고 어려운 길이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10~20년 후의 삼성을 생각하면 등에 식은땀이 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의 주력사업이 조만간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항상 미래를 고민했다. 신수종을 찾기위해 분투했다. 이재용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도 역시 미래먹거리, 신수종찾기에 고뇌를 거듭하고 있다.
   
3세들 대부분이 모범적인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다만 일부가 일탈된 행태로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다. 
 
정일선사장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정사장은 최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자신의 차를 운전하는 기사에 대한 행패와 패악질이 상식을 벗어났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지난 3년간 자신의 운전 기사 12명을 괴롭힌 '운전기사 매뉴얼'을 보면 기가 차다 못해 말문이 막힌다. 폭행과 폭언, 괴롭힘 등은 상식을 벗어난다.

소위 종업원을 몸종, 머슴취급하고 있다. 월급주는 사장이라고 흙수저들을 마구 때리고 욕해도 되는가 하는 장탄식이 나온다.

그가 만든 운전사 매뉴얼은 총 140여장분량으로 돼 있다고 한다. 모닝콜과 초인종 누르는 시기와 방법, 신문 놓는 곳, 초벌및 재벌 세탁법등 깨알같고, 까다로운 요구사항들도 가득했다. 정사장이 바쁘다며 빨리 가자고하면 차선과 신호를 무시해야 했다. 단속카메라도 안중에 없었다.

3세의 행태 중 가장 질나쁜 갑질이다. 지난 3월에는 대림산업 3세 이해욱 부회장도 운전기사들에 대해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휘둘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3세들의 슈퍼갑질은 재계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킨다. 사회적 상규를 벗어난 행태는 경영승계에 대한 부정적 시각만 부채질한다.

정일선 사장은 현대가의 3세다. 그의 비인격적 행태는 현대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준다. 현대BNG스틸 홈페이지에 있는 정일선사장의 CEO인사말은 한국산업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 건설 IT 교량등에 스테인리스 강을 공급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핵심산업을 이끌어간다는 그가 운전사에 대해선 마구잡이로 대했다.

정사장은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4남 몽우씨의 아들이다. 몽우씨는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현대차그룹은 아버지 없이 자란 정일선을 특별히 챙겼다. BNG스틸의 사장에 앉혔다. 이 회사의 전신은 외환위기 당시 부도로 쓰러진 삼미특수강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를 인수해서 계열사로 편입했다.

정사장은 현대가의 배려와 은혜에 더욱 감사하고, 보답해야 했다. 몸가짐을 더욱 조심해야 했다. 경영에 충실해야 했다. 범현대가에 누를 끼치는 행동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일부 일탈된 3세들의 행태는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준다. 재계의 신뢰를 갉아먹는다. 
재계는 지금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주요그룹들이 창업주 세대에 이어 2세경영시대를 넘어 3세 경영승계로 본격 진입중이다.

재계는 3세들에 대한 인문교육, 예절교육, 윤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 지탄을 받는 행태가 없도록 해야 한다.

정치권은 경영권 승계나 총수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려는 법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상법개정안을 내놓았다. 다중대표소송제, 집중투표제의무화, 사외이사 독립성강화, 감사위원 선임절차 분리, 전자투표제의무화등이 주요 골자다. 박영선의원도 집단소송제등을 발의했다.

경제민주화는 재벌을 겨냥하고 있다. 오너들의 경영권을 규제하는 것이 골자다. 재계가 엄중한 시기를 맞고 있다. 일부 3세들의 비윤리적 행태가 재벌규제를 가속화하는 데 빌미만 준다.

정일선 사태는 3세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다른 그룹들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최고영경자의 핵심덕목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인의예지 교육을 해야 한다. 아무런 공로나 능력이 없이 물려받은 돈과 경영권을 남용하면 자신의 칼에 맞아 화를 당할 뿐이다.

거저 물려받은 재산과 경영권을 종업원과 주주, 협력업체, 채권단, 국민을 위해 성실하게 써야 한다. 3세에게 마구잡이로 휘두르라고 준 칼이 아니다. 함부로 휘둘렀다간 자신이 보응을 당할 것이다.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