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두드러지게 나타난 빙상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의 치열함은 올림픽도 예외가 아니었다.

모태범은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4초85를 기록, 1·2차 레이스 합계 69초69로 40명 중 4위를 차지했다.

   
▲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모태범이 10일 오후(현지시각) 소치 해안클러스트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2차시도에서 네덜란드 미셸 뮬더에 뒤쳐져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뉴시스


2010밴쿠버대회에서 같은 종목 금메달리스트였던 모태범은 소치에서도 정상에 등극, 올림픽 2연패를 노렸으나 쟁쟁한 경쟁자들에게 밀려 메달 수상에 실패했다.

육상 100m와 흡사한 500m는 폭발적인 힘과 체력을 요구하는 종목이다.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기에 오랫동안 최강자 자리를 지키기가 매우 어렵다.

초대 동계올림픽인 1924샤모니대회부터 계속 올림픽 정식종목이었던 500m에서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고작 3명에 불과하다.

1988캘러리동계올림픽부터 1992알베르빌동계올림픽까지 2연패를 달성한 위 옌스메이(독일) 이후로는 22년간 올림픽 연패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스벤 크라머(28·네덜란드)가 지배하고 있는 장거리와는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특히 올 시즌 남자 500m는 춘추전국시대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엇비슷한 선수들이 많았다.

올 시즌 모두 8차례 열렸던 월드컵 500m 레이스에서는 공동우승을 포함, 모두 9명의 우승자가 나왔는데 나가시마 게이치로(32·일본)가 두 번 정상에 오른 것을 빼고는 모두 우승자가 달랐다.

전문가들 역시 올림픽 우승 후보로 무려 7~8명을 꼽을 만큼 각축전 양상이었다.

올림픽 결과는 올 시즌 남자 500m의 '춘추전국' 양상이 그대로 반영했다. 올림픽 수상자와 올 시즌 월드컵 포인트 랭킹 순위도 꽤 차이가 났다.

먼저 금메달을 목에 건 미셸 밀러(네덜란드)는 월드컵 포인트 458점으로 랭킹 2위였다. 랭킹 1위 모태범(527점)과는 69점이나 차이가 났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밀러의 몫이었다.

가장 의외의 선수는 은메달을 차지한 얀 스미켄스(네덜란드)다. 그는 올 시즌 월드컵 랭킹이 12위(225점)에 그치는 등 별다른 활약이 없었으나 올림픽 무대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뽐내며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로날드 밀러(네덜란드) 역시 월드컵 랭킹(5위)에 불과했으나 소치에서 당당히 3위를 차지, 월드컵 랭킹 상위권 선수들을 제치고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반면 월드컵 랭킹 3·4위로 수상이 기대됐던 나가시마와 가토 조지(이상 일본)는 올림픽에서는 각각 6위와 5위에 그쳤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