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오는 9월 임기가 끝나는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연임할 수 있을지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몰린다. 비록 국회에서 발목이 잡히면서 임기 내 최우선 목표인 거래소 지주사 전환 작업을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최 이사장의 연임이 아주 물 건너간 것은 아니라는 데 무게가 쏠리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아직 차기 이사장 선출을 위한 이사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구성하지 않고 있다. 통상 이사장 임기 만료 2달 전에 구성되던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최 이사장이 연임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거래소 지주사 전환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되면서 최 이사장이 마무리할 필요가 있는데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사실상 내년 말로 다가오면서 임기 3년의 새로운 이사장으로 교체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부 출신이었던 이정환 전 이사장은 2008년 취임한 후 MB정부가 들어서자 지속적 사퇴 압력을 받다가 2009년 10월 돌연 사퇴했다. 내부 인사라지만 이 전 이사장 역시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뒤이어 자리를 꿰찼던 김봉수 전 이사장은 연임 여부를 결정 짓지 못하고 현 정부가 들어서자 조용히 사라졌다. 최 이사장이 연임에 실패한다면 새로운 이사장은 임기를 자칫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낙점만 있으면 후추위는 임기 만료 한달 전이라도 구성될 수 있어 최 이사장이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또 김 전 이사장처럼 연임은 안 되고 정권이 바뀔 때까지 자리는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추위는 거래소 사외이사 5명, 협회 추천 인사 2명, 유가증권 상장사 대표 1명, 코스닥 상장사 대표 1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정부가 원하는 인사라도 일단 이 관문을 통과해야 하고 주주총회에서 승인도 받아야 한다. 이정환 전 이사장과 경합을 벌였던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후추위에서 이 전 이사장에 밀려 최종 후보로 선임되지 못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후추위는 보통 이사장 임기 만료 45일 전에 꾸려지게 되는데 아직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다”며 “정부가 미는 인물이라고 해도 공모 형식이기 때문에 반드시 거래소 이사장으로 올라간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 이사장의 연임 여부는 늦어도 8월 중순에는 결판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과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규옥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 역시 기재부 출신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업계에서는 신빙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보라고 생각한다”며 “후추위가 구성되지 않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아직은 정부가 차기 거래소 이사장을 누구로 내세울지 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도 “그분들이 거래소 이사장으로 거론된다는 보도를 보고 ‘생뚱맞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전직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노코멘트”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