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같은 작전 승리로 오늘의 대한민국 존재케 한 영웅들의 이야기
   
▲ 이용남 청주대 교수
'뜨거운' 역사를 기억하게 하는 '울림'이 있는 영화가 찾아왔다.

지난 7월 27일은 '유엔군 참전의 날'이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불법 남침에 맞서 세계 16개국의 전투부대와 5개국의 의료지원 파병이 있었다. 이후 낙동강 방어선 전투, 인천상륙작전 등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90만 국군과 195만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자유와 평화의 이름으로 대한민국과 함께했다.

그날을 기념하며 4년간의 제작과정을 거친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이 개봉되었다.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던 만큼 개봉 첫날 관객 47만 명을 동원하며 <부산행>(감독 연상호)을 꺾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한민국을 지켜준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을 뜨겁게 기억하고 있는 <인천상륙작전>은 개봉 당일 영화관을 찾은 많은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만들어주기에 충분했다. 민족과 민중을 상품화한 감성팔이 영화들의 범람 속에서 참으로 고마움이 느껴지는 영화다.

망각하고 있었던 기억의 뿌리 한줄기

인천상륙작전이 영화로 제작된 것은 1965년 조긍하 감독의 동명 영화에 이어 두 번째다. 북한에서도 1982년에 제작한 <월미도>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북한 해안포병대원들이 김일성에 대한 충성과 애국심을 갖고 한국군과 미군의 인천상륙작전에 맞서 인천 앞바다의 월미도를 사수하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무용담을 그리고 있다.

허접한 역사왜곡 영화 <월미도>를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우리민족끼리'가 2012년 유튜브에 공개했다. 놀라운 사실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의 지침에 따라 'RO' 조직원들이 <월미도>를 보면서 북한에 충성을 다짐했다는 사실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한심한 역사인식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뿌리로 건국한 나라다. 대한민국은 지난 68년간 건국, 호국(반공), 산업화, 민주화의 4단계 과정을 관통하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동시에 이룬 아시아의 대표적 성공 국가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흘린 피의 대가로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자유와 평화의 일상을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으면서 뻔뻔하게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역사의 뿌리를 망각하고 있는 반(反)대한민국 세력들의 작태에 분노가 느껴진다.

   
▲ 영화 '인천상륙작전' 스틸 컷.

   
▲ 영화 '인천상륙작전' 스틸 컷.

<인천상륙작전>은 반공영화가 아니라 역사영화이며, 반전(反戰)영화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개봉 후 좌파 매체들은 '시대에 역행하는 반공영화'라는 프레임을 걸어 <인천상륙작전>을 1978년에 제작된 김청기 감독의 <똘이장군> 수준으로 폄하했다. 아무리 이념을 우선으로 하는 세력이라도 말은 바로 하자.

대한민국은 반공정신이 필요했다. 6‧25 남침전쟁으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가 되었고, 준전시상태의 상황에서 내부의 적(敵)들이 끊임없이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공은 필연적인 정신이었다. 그 시대의 요구에 따라 반(反)공산주의를 영화에 반영한 반공영화가 제작되었다.

장르는 시대에 따라 진화한다. 1987년 민주화 투쟁, 냉전 체제 종식, 김대중 정부의 6‧15 남북공동선언 등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반공영화는 '분단영화'로 진화하면서 분단영화의 하위 범주가 되었다. 1985년 이산가족의 아픔을 소재로 한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을 시작으로 <쉬리>(1998, 강제규), <공동경비구역 JSA>(2000, 박찬욱), <태극기 휘날리며>(2003, 강제규), <실미도>(2003, 강우석), <웰컴 투 동막골>(2005,박광현) 등의 ‘감성적 민족주의 분단영화’가 붐을 이루었다. 

모든 것을 바꾼 것은 북한의 핵실험이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자행되었던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비극의 역사기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가 고강도 대북제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가? 북한 핵과 미사일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방어하는 사드 배치에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는 반(反)대한민국 세력들이 만든 결과물이다.

이제 제대로 보고, 제대로 이해하자. <인천상륙작전>은 반공영화가 아니라 6‧25 남침전쟁을 소재로 한 전쟁영화이며, 오늘의 대한민국에 필요한 시대정신이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역사영화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반공이 아닌 반전(反戰)이다. 영화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구시대적 시선으로 영화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관객 VS 전문가 평점에 대한 견해

이 영화를 관람한 일반 관람객과 기자‧ 평론가들의 평점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 영화 사이트를 기준으로 평점(10점 만점)을 살펴보면 현재(7월 28일 기준)까지 네티즌 개봉 후 평점은 7.94(7,607명 참여)이며, 관람객 평점은 8.6(1,238명 참여)이다. 이 수치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평점의 점수 분포를 보면 10점 만점이 59%이다. 평점에 참여한 사람들을 남녀별로 살펴보면 남자가 76%이며, 여자가 24%이다. 연령별로는 10대 15%, 20대 40%, 30대 24%, 40대 이상 21%로 분석 결과 이 영화를 가장 좋아하는 그룹은 20대 남자였다. 물론 이번 주 주말을 통해 30대에서 40대 이상의 관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기자‧평론가 평점은 평균 3점이다. 차이가나도 너무 난다. 대한민국 대중들의 수준이 낮거나 아니면 기자‧평론가들의 수준이 너무 높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답은 분명하다. 의도적인 폄하를 하고 있는 세력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 의도가 무엇일까? 영화 전문 잡지 『씨네 21』의 평점과 좌파 매체들의 기사제목을 살펴보자.

김성훈 평점 2점 "2106년 판 <똘이장군>", 김수 평점 3점 "멸공의 촛불", 박평식 3점 "겉멋 상륙, 작렬", 이용철 2점 "리암 니슨 이름 봐서 별 한개 추가", 허남웅 4점 "시대가 뒤로 가니 영화도 역행한다", 황진미 4점 "반공주의와 영웅주의로 범벅된, 맥아더에게 바치는 헌사"

오마이뉴스 "겉은 '화려' 속은 '텅텅' 존재 자체가 '비극'인 <인천상륙작전>", 한겨레 "국정교과서 시대, 반공영화의 귀환“

영화는 주관적 해석이 강한 매체임에 틀림없다. 아무리 그래도 이번에 나타난 차이는 심하다. 평론가들의 기준에서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기립박수를 보낸 관객들은 분명 구시대적이며, 겉멋에 빠진 사람들이다. 과연 그럴까? 혹시 평론가들의 역사인식 부재에 대한 별점이 아닐까.

문화시장과 관객은 유기적이다. 관객의 선택은 평론가들의 말과 글보다 더 정확한 반응이다. <인천상륙작전>은 잘 만든 전쟁영화이자, 좋은 영화다. 『씨네21』의 한줄 평에 선동되지 말고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각자의 해석을 하기 바란다.

이 영화를 직접 보고 올바로 인식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이 영화는 맥아더 장군의 영화가 아니다. 기적 같은 작전을 승리로 이끈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다. 더 정확하게는 극중 인물 장학수(이정재)의 실존인물이신 임병래 중위 등 17명의 영웅들이 수행한 영흥도 첩보전(일명 X-RAY 작전)을 그리고 있는 영화다. 임 중위는 상륙작전 전날 포로가 될 위기 속에서 작전의 기밀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자결했다. 이 외에도 성공률 1/5000의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덕적·영흥 탈환작전을 죽음으로 이끄신 박동진 해군 일등하사 같은 역사에서 조명 받지 못한 영웅들의 이야기다.

이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 영화는 영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역사에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어 가신 순국선열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다. 바로 그분들을 머리와 마음으로 기억하고, 고마움을 전하는 것이야말로 이 땅에 살고 있는 후손들의 도리이자 의무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영화는 과거로 퇴행하는 영화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영화다. /이용남 청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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