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 회사들이 지난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예대마진이 줄어든 데다 부실기업에 대한 충당금 적립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올해 영업환경도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유출사태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어서 수익성 개선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총 45,18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의 73,085억원보다 38.2% 감소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지주가 지난해 19,028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한지주의 이익도 전년에 비해 18.0% 줄어든 것으로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17.4% 감소한 영향이 고스란히 전체 실적에 반영됐다.
 
다만 신한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이익 감소폭이 가장 작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한은행의 마진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이자이익 감소 속도가 둔화된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익은 12,830억원으로 전년보다 4,480억원(25.9%) 줄었다. KB금융 역시 국민은행의 수익 악화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8,422억원으로 전년보다 41.5% 급감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2,8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82.2%나 줄어든 규모다. 우선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전년보다 9,202억원(61.5%) 감소한 5,760억원의 이익을 내는 그쳤다.
아울러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3개사를 지난해 말 농협금융지주에 파는 과정에서 생긴 손실 3,934억원을 이번에 재무제표에 반영한 영향이 컸다.
 
우리금융 계열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각각 1912억원, 781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1200억원으로 전년보다 37%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순이익이 4대 금융지주 계열 은행들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2012년보다 1600억원(27.8%) 증가한 7341억원을 기록했다.
 
충당금 전입액 감소 등에 힙입은 결과다.
 
반면 외환은행은 자회사인 외환캐피탈 관련 손실 등으로 전년보다 2,687억원(42.3%) 감소한 3,6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4대 금융지주의 사정이 다소 회복될 전망이다. 하지만 개인정보유출사태 관련 소송 등 돌발변수가 잠복해 있어 수익성 개선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2014년 은행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금융지주사의 주력 계열사인 은행 순익이 올해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수진 연구위원은 "올해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회복이 기대된다" 내다봤다.
 
금융지주사도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가계대출이 늘면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다소 늘어나고 부실기업에 대한 충당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올해 1분기부터 순이자마진(NIM)이 반등추세를 보이는 등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다만 신용위험 등 은행의 잠재적 리스크를 해소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