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언론 수준 보여주는 JTBC, 국민 감시가 필요하다
   
▲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언론이 심각하게 병들었다는 말은 비판하기 좋아하는 논자들이 심심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워낙 이 사람 저 사람 하는 흔한 말이라 그냥 지껄이는 말 같지만 분명 근거가 있는 얘기다.

2015년 시사IN '언론신뢰도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방송프로그램 1위, 시사저널 '2015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분야 3위, 심지어 정부기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을 통해 실시한 '방송채널 평가지수' 2014년, 201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는 JTBC 사례를 봐도 간단히 알 수 있다.

참고로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은 수년째 온갖 종류의 여론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1위,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등등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런 기록들로만 보면 JTBC 뉴스룸은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공정한 언론이고 손석희는 의심의 여지없는 최고의 언론인이다. 과연 실제로 그런가.

언론 평가 1등 그러나 JTBC 보도는 최악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JTBC 뉴스룸은 종편채널 중에서도 최악을 달리고 있다. 방송사 폐쇄조치를 당해도 과연 할 말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막장 중 막장이다. 이건 필자 개인의 주관적 평가가 아니라, 분명한 팩트에 근거한 얘기다. 뉴스룸은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이고 다른 종편사들도 잘 하지 않는 허위 왜곡보도로 올해만 해도 벌써 여러 건의 사고를 쳤다.

가장 최근에 비판 받았던 사례는 사드 오역 문제다. 7월 13일 방송 중 사드 배치를 비판하기 위한 논거로 미군 신문 '성조지'를 인용했는데, 이게 대형 사고였다. 뉴스룸은 성조지 영문 기사 중 일부 내용을 발췌했다. 그 중 한 대목을 "발전기의 굉음이 작은 마을 전체를 덮어버릴 정도"라고 해석했고, 성조지와 인터뷰 한 사드 운영요원의 말도 인용해 "이 지역에 살 수 있는 것은 두 마리 돼지뿐이다. 사드 포대 근처에 사람이 살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원문은 이 해석과 전혀 딴판이었다.

'발전기의 굉음이 작은 마을 전체를 덮어버릴 정도'라고 보도한 대목의 정확한 해석은 "작은 마을을 밝힐 수 있을 만큼 크기가 커다란 발전기가 돌아가는 소리만 외딴 장소에 울리고 있다"였다. 또 "이 지역에 살 수 있는 것은 두 마리 돼지 뿐"이라는 인터뷰 내용의 원문도,  실제로는 기지 주변에 민간인이 사는 마을이 없고 나무가 울창한 자연보호구역으로 막혀 있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에 "저 안에 사는 건 (부대에서 키우는) 돼지 두 마리밖에 없다. (돼지의 이름은)폭찹과 베이컨 조각이다"라고 소개한 것에 불과했다.

원문 어디에도 사드 포대 근처에선 사람 살기 어렵다는 내용이 없는데도 JTBC는 사드 운영 요원이 그렇게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JTBC가 오역한 사드 기사 원문은 중학교만 착실히 다녔어도 해석이 가능한 문장이다. 조작 의도가 아니라면 도저히 그런 해석이 나올 수가 없다. 아무리 JTBC 기자 수준이 낮더라도 있기 어려운, 어떤 면으로도 상식적인 보도로 볼 수 없는 사건이었다.

   
▲ '방송채널 평가지수' 2014년, 2015년 연속 1위를 차지한 JTBC가 잇단 오역 사고와 편파적인 보도로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가장 신롸하는 언론인 1위를 차지한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사진=JTBC 캡쳐

툭하면 오역, 이쯤 되면 조작의심이 상식이다

JTBC는 사드 오역으로 네티즌들이 들끓기 시작하고 언론이 지적하자 나흘 만에 사과 방송했다. "13일 방송에서 외신 일부를 발췌,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역이 생겨 이를 바로 잡는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일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방송했다. 뉴스가 허위였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JTBC는 끝까지 버티다 시청자 네티즌들이 지적하기 시작하자 슬그머니, 그것도 나흘 만에 사과한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의도인지 실수인지 모를 알쏭달쏭한 JTBC 오역 사건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다. 5월에도 치명적인 오역 사건이 있었다. 11일 방송에서 주한미군이 서울 한복판에서 지카 바이러스 실험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가 언론중재위원회까지 갔다가 정정보도했다. 이것도 미 에지우드 생화학센터 자료를 인용 보도하는 과정에서 번역을 잘못했던 것이다.

뉴스룸이 "용산에서 '지카 바이러스' 관련 프로그램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대목 원문 해석은 '지카 바이러스 탐지 역량을 추가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걸 "지난해 주한미군 기지에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달되면서 큰 우려와 충격을 줬는데, 이번엔 전 세계적으로 공포의 대상인 지카 바이러스를 실험하기로 해서 논란이 예상된다"며 마치 미군이 살아있는 지카 바이러스를 서울 시내 한복판에 들여와 실험할 것처럼 선동했던 것이다.

뉴스룸은 작년 10월에도 미국 뉴욕타임스가 박근혜 정권 국정교과서 추진을 비판했다며 2014년 1월 13일자 사설을 2015년 10월 12일자로 둔갑시켜 보도한 일이 있다. 미국 언론 보도 일자까지 조작해 국정교과서가 논란이 되던 시기에 맞춰 박근혜 정권 비난에 이용했던 것이다. 이 조작보도는 결국 방심위 제재를 받고야 말았는데, 이때도 JTBC는 보도 다음날 슬그머니 기사를 내리기만 했다가 새누리당 측에서 조작설을 제기하자 그때서야 정정 보도를 했던 것이다.

JTBC 언론윤리도 최악, 국민이 감시하자

단적으로 말해 JTBC는 왜곡보도를 밥 먹듯 하는 방송이다. 최근 방송에서도 메갈리아라는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판하는 커뮤니티 회원들은 마치 모두 일베라는 식으로 싸잡아 몰아가다 욕을 들어먹었다. 지난 총선에서 날이면 날마다 새누리당을 공격했던 극심한 편파보도나 세월호 사건 다이빙벨 엉터리 보도는 말할 것도 없다. JTBC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핵무장 발언이나 북한의 핵무장이나 똑같은 것 아니냐는 식으로 보도하는 대단한(?) 시각을 가진 방송사다.

게다가 공영방송은 물론 다른 종편 방송사에서도 한 해 하나 있을까 말까한 조작보도를 터뜨리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알았다면 처신이 그 따위일 순 없다. JTBC 왜곡보도 수준은 다른 종편사를 능가한다. 언론윤리도 최악이다. 경향신문 성완종 녹음파일을 중간에 가로채 보도했다가 유족에 피해를 준 것은 물론 타 언론사를 물 먹이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 2014년 지방선거 때 지상파 출구조사를 무단 사용한 혐의도 있다.

이런 JTBC가 '언론신뢰도조사'에서 1위를 하는 게 한국 언론의 현실이다. 이런 보도를 이끄는 사람이 책임지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뢰받고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로 꼽히고 오히려 존경까지 받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런 방송사가 정부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현실이니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이런데도 한국 언론이 개판 5분 전이 아니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종편이 탄생할 때 많은 국민은 콘텐츠 다양성이나 뉴스 공정성 등에서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가 되길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다양성은 기대에 못 미치고 공정성은 더 심각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 그 선두에 있는 것이 바로 JTBC다.

대한민국 언론이 중병을 앓고 있는 현실을 JTBC가 보여준다면 개선 여부도 같은 방법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JTBC 보도가 개선된다면 언론이 나아지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도 있다. 시청자 국민이 이 방송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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