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스타 안현수의 동메달이 한국인들에게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웹사이트 ‘코리아리얼타임’에 올렸다.

WSJ는 11일(현지시간) ‘빅토르의 동메달이 아픈 한국(South Korea Pained By Victor’s Bronze)’ 제하의 기사에서 러시아로 국적을 바꿔 출전한 안현수의 활약과 한국인들의 복잡한 감회를 전했다.

저널은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1500미터에서 동메달을 딴 빅토르 안은 3년전만 해도 한국국적이었다. 그는 ‘안현수’라는 이름으로 2006년 토리노에서 금3개, 동1개를 획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러나 2010년 무릎부상이 밴쿠버 올림픽 출전을 막았다. 두터운 선수층과 치열한 경쟁의 한국에서 부상선수를 위한 틈은 거의 없었다. 새로운 조국 러시아가 그를 환영했다”고 덧붙였다.

안현수는 2011년 한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더 좋은 환경에서 쇼트트랙에 집중하고 싶었다”며 “최선을 다해 다음 올림픽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8세의 그가 동메달을 따는 동안 과거 동료들은 빈손이었다. 한국선수중 유일하게 결승에 오른 이한빈은 6위에 그쳤고 신다운과 박세영은 각각 10위와 13위에 머물렀다. 이튿날 한국 미디어들은 “안현수가 러시아 국기를 흔든 날 태극기는 없었다.” “안현수는 동메달을 땄고 한국은 흔들렸다”고 헤드라인을 달았다.

저널은 “한국은 1948년 동계올림픽에 첫 출전한 이후 쇼트트랙에서만 19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는 최근의 라이벌 캐나다와 중국에 비해 3배나 많은 숫자”라고 지적했다.

트위터 공간엔 “러시아 국기를 흔들든 태극기를 흔들든 난 안현수를 응원할거다.” “안현수가 메달을 따서 기쁘지만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걸 보니 조금 슬프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저널은 “일부에서는 이렇게 재능있는 선수를 러시아에 보낸 한국을 비난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안현수를 버렸지만 사람들은 그를 버리지 않았다’는 트윗글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