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루머 대다수 부인…중국 당국·네티즌 여론 예의주시
[미디어펜=임창규 기자]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한 중국이 한류스타 및 한류 콘텐츠를 겨냥해 보복을 가하고 있다는 루머가 중구난방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대개 사실무근이거나 '오비이락' 식 결과론적 해석인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연예계에 따르면 한류 스타들 대부분은 중국 내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 계획이지만, 중국 당국의 움직임과 중국 누리꾼들의 여론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중국 연예지 펑황연예와 일부 국내 언론은 한류 스타 이준기가 이달 7일부터 나흘간 중국 4개 도시에서 진행할 계획이었던 영화 '시칠리아 햇빛 아래'의 홍보 활동이 전면 취소됐다고 보도했지만, 이준기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이를 부인했다.

나무엑터스는 연합뉴스에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준기는 비자를 받았고 예정대로 내일 출국을 준비 중"이라고 확인했다.

중국 후베이 위성TV 예능 프로그램 '루궈아이3'(如果愛·사랑한다면)에 출연한 슈퍼주니어 김희철의 출연분이 삭제됐다는 설도 있었으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변동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양국에서 동시 방영 중인 KBS 2TV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주연 김우빈과 수지의 6일 베이징 팬미팅 취소도 사드 문제와 무관하게 준비 부족에 따른 것이었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에 대해 연예계 관계자는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반발과 '함부로 애틋하게' 팬미팅 취소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예기획사 대표도 "중국 당국이 한류 콘텐츠를 규제하려던 움직임이 우리의 사드 배치와 맞아 떨어진 것 같다"면서 "원래 중국과 일하다 보면 일이 엎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사드 핑계를 대는 부분도 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중국 일반인들 사이에서 '반한 감정'이 관찰되면서 한국의 주요 수출품이자 양국 교류협력의 중요한 가교였던 한류 콘텐츠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일례로 올해 초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바둑 천재 최택 역할을 맡아 새로운 한류 스타로 떠오른 배우 박보검의 한 의류업체 광고가 뒤늦게 중국 온라인에서 파장이 인 것을 들 수 있다.

박보검은 이 광고에서 '만리장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상대와의 바둑 대결에서 이기는 것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광고 중에 한 여성이 '만리장성'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보고 웃는 모습이 나온다. 

이를 두고 중국 누리꾼들은 박보검이 중국과 만리장성을 모욕했다고 주장하며 분개하고 있으며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 인터넷판인 환구망(環球網)은 박보검에 대해 온라인 여론조사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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