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에 빠진 캐나다 30대 임신부가 인공호흡기로 생명을 연장하다 아들을 출산한 뒤 숨을 거뒀다고 CNN12(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빈 벤슨의 남편 딜런 벤슨은 이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지난 9일 불행히도 내가 만난 가장 강하고 멋진 여성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며 아내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에 있는 현지 병원의 의료진이 전날 로빈 벤슨의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 병원 대변인은 그의 아들 아이버가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있다고 전했다.
 
딜런 벤슨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8개월 넘게 입원해야 하지만, 숨도 잘 쉬고 건강하며 매우 귀엽게 생겼다며 자랑했다.
 
이어 자신의 가족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지원해준 많은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달 온라인에서 벤슨을 지원하는 모금 운동인 아기 아이버 기금이 모금액 36,000달러(3,800만원)를 목표로 시작됐으나 이날 오후 모금액이 15만 달러를 넘었다고 CNN은 전했다.
 
이 돈은 아기용품 구매비, 보육비, 생활비, 교통비, 교육비 등 아이버에게 드는 모든 비용에 들어갈 예정이다.
 
로빈 벤슨은 지난해 1228일 두통을 호소하다 자택 목욕탕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뒤 뇌사에 빠졌다. 병원은 태아를 위해 생명 연장 조치를 취했었다.
 
벤슨은 임신 27주째였고 쓰러진 후에도 뱃속 태아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다. 병원은 임신 34주째에 제왕절개 수술을 하기로 했다.
 
이 병원의 생명 연장 조치가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뇌사 상태 임신부 생명 연장 기구를 제거해 논란을 부른 상황과 비유되며 언론의 관심을 끌었었다.
 
텍사스주 임신부의 경우 태아가 비정상이었고 그의 남편이 아내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길 원해 법원이 생명 연장 조치를 중단하라고 판결했지만, 벤슨의 경우는 태아가 정상이었고 가족과 의료진이 제왕절개 수술로 아기가 태어날 수 있을 때까지 그의 생명 연장 조치를 유지하기로 합의해 양 상황이 서로 다르다고 CNN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