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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이상화경기 해설 시청률 떨어진 이유는
KBS시청률, MBC에 뒤져, 중계방송은 좋은 중계 충실해야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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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4-02-13 0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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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경수 고려대 언론학과 강사(언론학박사), 전 청와대 춘추관장
2014 동계올림픽이 시작되자 네이버 등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상화, 김연아, 모태범 선수 등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의 이름이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은 올림픽 2연패 여부가 온 국민의 관심사항이어서 이들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 선수들 이름 사이에 MC 겸 개그맨인 강호동의 이름이 끼어 있었다. 아니 왜 뜬금없이 강호동 이름이 나왔지? 그 이유는 강호동이 KBS 2TV의 올림픽 빙상경기 중계방송에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상화선수가 출전해 금메달을 딴 여자 500미터 빙상경기 중계방송을 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이상화선수의 이름과 함께 해설을 맡았던 강호동의 이름을 검색한 결과이다.

기사를 보면 강호동을 포함한 ‘우리동네 예체능’ 프로그램의 진행자들이 소치에 왔고, 방송사에서 인기 연예인인 강호동에게 빙상경기 해설을 맡긴 것이다. 물론 단독해설은 아니고 기존 전문가와 함께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해설을 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KBS의 설명이다.

스포츠 이벤트와 방송 프로그램
방송사가 스포츠 이벤트를 다루는 데에는 크게 세 가지 방식이 있다. 먼저 정통 스포츠 중계이다. 자사의 스포츠 아나운서와 전문 해설가 1~2명이 현장을 보면서 중계를 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스포츠 이벤트는 이런 정통 중계방송이 기본이고 또 스포츠 관련 방송의 대부분을 이 방식이 차지한다.
 

두 번째는 스포츠와 예능의 결합이다. 대규모 응원단을 파견해 이들의 활동을 프로그램으로 만들거나 자사의 프로그램을 이벤트가 일어나고 있는 현지에서 진행하는 형식이다. 이 방식은 MBC의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이경규가 간다’가 시초다. ‘이경규가 간다’는 이경규를 포함한 진행자가 한국대표팀 경기가 열리고 있는 스타디움의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면서 진행하는 방식이었는데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을 거쳐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방송되었다.
 

이후 KBS가 '남자의 자격‘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2010 남아공월드컵 특집을 유사한 형식으로 진행하였고 SBS는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대규모 응원 특집을 별도 편성해 방송하였다. SBS는 또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이경규 등이 진행하는 ’힐링캠프‘를 현지에서 방송하였다. 이러한 스포츠와 예능프로그램의 접목된 스포테인먼트는 이제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의 한 장르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 MC겸 연예인 강호동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선수 등의 경기 중계팀에 투입됐지만, KBS는 시청률측면에서 MBC에 뒤지는 등 효과를 보지 못했다. 스포츠중계는 연예인 등 비전문가를 투입하는 것은 실수할 확률이 많다. 해설의 본질은 좋은 중계에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우승한 이상화선수가 메달세러머니에서 애국가가 울리자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세 번째는 연예인이 스포츠 중계방송에서 직접 해설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의 프로그램은 아마도 MBC의 ‘무한도전’이 처음일 것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무한도전’은 6명의 멤버 가운데 정형돈과 노홍철을 핸드볼 중계 해설위원으로, 그리고 유재석을 체조 중계 캐스터로 투입해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무한도전에서의 연예인 해설은 경기 해설에 비중을 두기 보다는 비인기종목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을 올려보자는 차원이었다. 그 후 2013년 개그맨 서경석이 한 케이블TV에서 분데스리가 축구 경기를 해설하였고 이제 2014년 올림픽에서 강호동이 빙상경기 해설을 맡기에 이른 것이다.

연예인이 왜 해설까지
위의 세 가지 방식 중 정통 중계인 첫 번째 방식을 제외하면 방송 경험과 시청률 측면에서 두 번째 방식이 가장 무난하다. 그런데 위험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무경험자들을 해설에 투입하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대규모 응원단 조직에 대한 부담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강병규가 40여명 규모의 연예인 응원단을 조직해 활동하는데 정부예산을 지원받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더구나 이들은 박태환이 출전한 수영 경기 등은 아예 표도 못 구해 호텔에서 TV를 시청하며 응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원성을 샀다. 이후 방송사들은 스포츠 이벤트에 대규모 응원단 파견을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경기 자체의 특성 때문이다. 월드컵은 축구라는 단일 종목인데다 국가대표팀 경기가 4~5일 간격으로 치러지기에 집중적인 응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올림픽은 많은 경기가 여러 경기장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나기에 집중적인 응원이 힘들어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어렵다. ‘이경규가 간다’와 그 후속 프로그램들이 월드컵에만 집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중계자체의 시청률 때문이다. 예능과 스포츠이벤트가 결합된 방식은 예능 프로그램이지 스포츠 중계 프로그램이 아니다. 따라서 중계 프로그램 자체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에게 잘 알려진 진행자나 해설자를 기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더구나 올림픽이나 월드컵 경기는 대회조직위원회의 방송팀이 보내주는 신호를 받아 국내 여러 방송사에서 똑같이 중계하기 때문에 중계의 차별성을 위해 진행자나 해설자의 인지도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월드컵 축구중계의 경우 차범근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동계 올림픽종목은 그다지 알려진 해설자가 없기에 시청자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일종의 편법으로 연예인을 해설자로 기용하는 것이다.

연예인 스포츠 해설은 효과가 있나
연예인을 해설자로 기용한 것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얻기 위해서는 명분이나 실리 둘 중 하나를 얻어야 한다. 명분 측면은 방송 프로그램의 새 지평을 열었다거나 혹은 새로운 방송 형식의 실험이었다는 평을 받는 것이다. 실리측면에서는 시청률이 타 방송사보다 높았는지를 알아보면 된다. 명분측면은 시청자마다 혹은 평론가마다 평가가 다를 수 있기에 여기서는 시청률이라는 효과 측면만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상화가 출전한 여자 500미터 빙상경기는 2014년 2월 11일 KBS 2TV와 MBC가 동시에 중계했다. 이상화의 1차 레이스가 진행된 밤 10시 54분 22초부터 58분 52초까지 약 4분 30초 동안 MBC의 순간 시청률은 31.6%를 기록했으나 강호동이 해설을 맡은 KBS 2TV의 순간시청률은 24.3%에 그쳐 MBC가 7.3%p 더 높게 나타났다. 밤 12시 38분 23초부터 44분 12초까지 방송된 이상화의 2차 레이스도 순간 시청률이 KBS 2TV는 19.7%, MBC는 21.9%를 각각 기록해 MBC가 2.2%p 높게 집계되었다(닐슨코리아 자료). 결국 강호동의 해설자 기용은 이슈 측면에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시청률이라는 실질적인 효과는 보지 못했다고 하겠다.

스포츠 중계, 본질에 충실해야
연예인을 해설자로 기용하는 것은 외국에서도 아주 흔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2000년 9월 미국 3대 방송의 하나인 ABC는 매주 월요일에 중계하는 미식축구 경기 ‘먼데이 나잇 풋볼(Monday Night Football)’에 코미디언 데니스 밀러(Dennis Miller)를 해설자로 기용하였다. 당시 밀러는 영화는 물론 유명한 코미디 프로그램인 SNL(Saturday Night Live)에 출연하는 등 매우 인기 있는 코미디언이었지만 미식축구와 큰 관계는 없었다.
따라서 당시 ABC의 결정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는데 대체로 무모하다는 평과 신선하다는 평이 엇갈렸었다. 밀러는 2시즌 동안 미식축구 해설을 한 뒤 결국 미식축구 감독출신 해설가와 교체 되었다.

밀러의 해설가 기용에 대한 평가는 8년이 지난 2010년 나왔는데 미국의 TV가이드는 데니스 밀러를 해설자로 채택한 것이 전체 미국방송사의 25대 실수 가운데 12번째일 정도로 심각한 실수였다고 평가하였다.
강호동의 해설자 기용은 데니스 밀러의 경우와는 다르게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큰 스포츠이벤트가 있을 때 방송사에서 강호동 이외의 다른 연예인을 해설자로 시험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방송사는 시청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라도 할 테니까.
 

그러나 다시 생각해도 이러한 방식은 아니다. 중계방송의 본질은 좋은 중계에 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화면과 심도 있는 해설 그리고 깔끔한 멘트가 중계의 본질이지 화제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중계의 본질은 아니다. 비록 방송사들이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연예인들을 동원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다 하더라도 중계방송만큼은 그 분야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 ABC의 경우처럼 게도 구럭도 다 잃을 수 있으니까. /곽경수 고려대 언론학과 강사(언론학박사), 전 청와대 춘추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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