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잡힌 안보·민생 풀어야할 난제 산더미…젊은피로 이념봉합부터
   
▲ 이신훈 새마음포럼 사무총장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대 이변이 일어났다. 최초로 호남출신이 당 대표가 된 것이다. 새누리당으로선 불모지나 다름없는 호남에서 뚝심과 진정성으로 20년간 자신과의 싸움을 이기며 순천, 곡성의 호남 민심을 얻어 3선에 오른 이정현 후보가 신임 당대표에 당선된 것이다.

당기를 손에 쥔 이정현은 어떤 마음으로 당원동지들을 바라보았을까? 2004년 한나라당이 차떼기로 위기에 몰렸을 때 당시 박근혜 대표는 천막당사를 차리며 당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때의 한나라당을 구해낸 박 대표의 천막당사가 이 신임대표의 눈에는 영원히 함께 해야겠다고 비춰졌을 것이다.

지금 매우 어려운 시기에 당대표에 올랐다. 새누리당은 계파 갈등으로 분당 소리까지 나오며 분열이 극에 달했고, 안보와 민생 문제를 맞이한 정부는 내외부의 적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이중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내년엔 대선이 있으며 김무성 전 대표와 야당은 개헌을 외치고 있다.

현실은 급하고 환경은 만만치가 않다. 당장 꺼야할 급한 불이 있고 저 멀리서는 거대한 태풍이 닥치고 있는 현실에 이 신임대표의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3가지를 주목해 볼 수 있다.

1. 새누리당 내부엔 더 이상 계파는 없다.
2. 민생 문제의 모든 답은 현장에서 찾겠다.
3. 비주류와 소외지역 출신이 여당 대표가 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켜내겠다.

급한 사람은 이정현 대표뿐만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또한 급하긴 매한가지 일 것이다. 1년 전부터 민생법안을 처리해 달라 외쳤지만 19대 국회는 식물국회 오명답게 민생 앞에선 꿈쩍도 하지 않았고 정쟁을 위해선 무엇보다 열심히 일했다.

그래서일까? 박 대통령은 즉시 신임 당대표를 만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대통령의 복심으로도 통하는 신임대표 간에는 현 난국을 타개해 나갈 방향에 대해 할 말도 많을 것이다. 그간 당의 분열을 분석해 보면 현존하는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이었던 것이다.

   
▲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10일 지도부 구성 이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새로 교체된 '희망의 나무' 백보드 공란에 "섬기는 리더십"을 자신의 약속으로 적어넣고 있다./미디어펜

정부의 개혁이 성공할 수 있도록 국정운영을 도와야했던 친박 세력과 차기 대권 후보에 줄을 댄 비박간의 갈등이 본질이었고 그 피해는 박근혜 정부와 국민이 떠안아야만 했다. 그러나 10일 청와대 김재원 정무수석이 예방한 자리에서 '대통령과 맞서는 것이 정의라는 인식'은 여당 의원이 자격이 없다고 일침을 가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봐도 당청간의 소통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본다.

11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오찬 회동을 갖는다. 대통령은 정부의 개혁을 도울 여당 지도부를 만나는 것이고, 여당 또한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정부의 성공을 위해 자주 만나고 회동해야 한다. 그것이 집권 여당의 책임이며 이러한 시점에서 두사람의 만남 자체가 새누리당의 혁신이자 개혁이 될 것이다.

전당대회 이후 일각에선 불만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친박으로 구성된 지도부가 당의 화합 보단 계파 챙기기를 우선하지는 않을까, 대권후보도 친박쪽 인사로 몰아붙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이정현 대표는 이 같은 불신을 의식했는지 대선후보는 '슈퍼스타K'처럼 능력과 이념이 확실한 후보들을 경쟁시켜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슈퍼스타K' 방식으로 경선을 치루게 된다면 계파 갈등은 종식 시킬 수가 있다. 각 후보는 자신의 재능과 장기를 뽐내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후보간의 경쟁은 치열하겠지만 그만큼 검증된 인사를 대권후보로 선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새누리당은 수십년간 독선적이고 막혀 있는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었다. 이같은 변화는 새누리당도 크게 변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당 대표가 호남출신이 선출된 것 만해도 그렇다. 당원의 절반 가까이가 경상도인 상황에서 호남출신이 당 대표에 당선된 것부터가 혁신이다.

새누리당이 또 달라진 혁신은 지도부가 상당히 젊어졌다는 것이다. 그간 나이든 사람, 꼰대, 선비질을 연상케 했던 기존 새누리당과는 이미지가 많이 다를 것이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서 대다수 최고위원들이 50대이다. 많이 젊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차기 대선후보도 세계적 흐름에 맞춰 50대 기수가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늙은 야당 후보 vs 젊은 새누리당 후보'의 대결은 국민들에겐 혁신으로 다가올 것이다.

어제 치뤄진 전당대회는 새누리당이 혁신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이제 남은 당면 과제는 혁신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것이다. 혁신은 기본 바탕에서 나온다. 집권 여당으로서 대통령을 도와 정부의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국회에서 풀어야 할 일들이 많다. 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또한 꾸준해야 한다. 야당 보다 먼저 정부의 문제점을 찾아내 시정해야 한다.

새누리당 지도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가장 큰 변화는 젊어졌다는 것이고 목소리가 크고 열정이 넘치는 이정현이 당대표가 된 것이다. 젊은 혈기와 열정이 새누리당을 혁신으로 이끌 것이다. 친박이라는 타이틀은 버려야 한다. 모두의 새누리당, 국민의 새누리당, 정부와 함께하는 새누리당으로 변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다./이신훈 새마음포럼 사무총장
[이신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