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예상대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재의 2.50%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9개월 연속 동결됐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2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계속 동결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의 금리 동결 배경은 아직은 금리를 조절하기에는 시기 상조라는 판단에서다. 미국의 경기개선과 중국의 성장세 유지로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뉴시스

당초 시장에서도 이번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의 설문조사에 응한 채권전문가 125명 가운데 124명(99.2%)이 "금통위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경기 회복세가 완연하고 신흥국은 금융불안에 있는 상태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별다른 영향을 받고 있지 않아 금리 인상이나 인하 요인이 적다고 분석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를 변동했을 때의 영향은 양면적"이라며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금리를 그대로 놔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거시분석실장도 "테이퍼링으로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워졌지만 금리를 낮춰야 하는 측면도 혼재돼 있다"며 "상승요인과 완화요인이 섞여있는 만큼 동결이 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더구나 후임 한은 총재의 선임을 눈앞에 둔 만큼 섣불리 금리를 조정하기도 어려운 시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기홍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새 총재의 선임을 앞두고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정책적 실기"라며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카드로 남겨둬야 한다"고 봤다.

박 연구위원은 "실물지표가 나쁘지 않은 현재의 상황이 탄력을 받는다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 논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탄력성이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는 힘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여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국내 선행지수가 많이 올라온 데 비해 동행지수는 지연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 국내 자본시장도 안정돼야 4분기께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자는 주장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김선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거시금융팀장은 "최근 신흥국 위험이나 경기 모멘텀을 보면 인상 압력은 없어졌다고 본다"며 "글로벌 경기가 반등을 하다가 힘이 떨어지면 국내 경기도 장기간 위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금리 인하 여지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