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리우올림픽에서 심판판정 논란이 터졌다. 4년전 신아람의 '최악의 1초' 오심이 나온 펜싱에서 또 다시 석연찮은 판정이 나왔다. 

   
▲ 펜싱 김정환이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에서 열린 2016리우하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란 모이타바 아베디니를 15대 8로 꺽고 동메달을 확정짓자 환호하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

11일 리우올림픽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16강전에서 산드로 바자드제(러시아)를 상대로 싸운 김정환은 심판의 불리한 판정에도 불구하고 15-14로 힘겹게 승리했다. 

러시아는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선수단 전체가 도핑 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도핑 논란의 핵심인 육상 부문에서 대다수의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면서 선수단 규모도 이전 런던올림픽에 비해 축소됐다. 육상 이외의 부문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들은 리우올림픽 관중들의 야유도 견뎌내야 했다.

펜싱만은 달랐다. 세계 펜싱계에서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는 국제펜싱연맹(FIE)의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회장은 러시아 출신이다. 세계 100위 안팎의 거부인 우스마노프 회장은 ‘펜싱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심판진을 포함한 펜싱계 전반에 두둑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정환의 경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정환은 14-13으로 앞선 상황에서 찌르기가 먼저 들어갔다. 점수로 연결된 상황에서 이를 확신한 김정환을 환호했지만 심판진은 알 수 없는 비디오 판독 끝에 바제드제에게 점수를 줬다. 

그러나 세계랭킹 2위 김정환은 이에 담담하게 반응했다. 

14-14로 동점인 상황에서 김정환은 바자드제의 찌르기를 피하고 역습으로 힘겹게 8강행을 확정했다. 김정환은 경기를 마친 뒤 “심판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아무래도 다음 상대가 러시아 선수다 보니 내가 떨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약간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불리한 판정을 이겨낸 김정환은 결국 준결승까지 진출해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열린 여자 펜싱 플뢰레의 전희숙은 심판 판정에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전희숙은 같은 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올림픽 펜싱 여자 개인 플뢰레 16강전에서 러시아 아이다 샤나예바를 상대로 11-15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전희숙은 석연찮은 판정이 무려 세 차례나 나오며 무릎을 꿇었다. 전희숙은 16강전 3라운드 9-12에서 샤나예바의 공격을 막아내고 찌르기에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심판은 전희숙의 득점을 인정하는 대신 샤나예바의 손을 들어줬다. 

전희숙은 투구를 벗고 판정에 강하게 하의했지만, 비디오 판독 이후에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만약 심판이 전희숙의 득점을 인정했더라면 점수 차는 2점으로 줄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상황으로 8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었다. 

전희숙은 경기가 끝난 후 “그 점수만 인정해줬더라면 역전을 하는 상황인데, (심판진이) 너무 점수를 안 주더라고요”라며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얘기가 다 끝난 것 같아요”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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