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3"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시장 변동성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양적완화 축소는 예견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향후 신흥경제권이 경제 상황에 따라 거시경제 안정 정책을 취하고 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노력을 하면 지금보다는 변동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신흥경제권의 불확실성이 전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1990년대 말 아시아 위기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경제규제 제도가 안착되고 신흥국이 외환보유액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중수 총재와의 일문일답.
 
- 이변이 없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계속될 것이다. 테이퍼링이 결정될 때마다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는가 ?
 
"시장의 불확실성은 일단 선진경제권과 신흥경제권을 나눠 봐야 한다. 신흥경제권도 구분해야 한다. 선진 경제권은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지만 신흥 경제권은 많은 영향을 받았다. 미 연준은 모든 신흥국이 테이퍼링이라는 동일한 영향을 받았지만 각 나라가 처한 경제 상황에 의해 금융시장이 불안해졌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면 1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예상 만큼 높지 못했다거나 아르헨티나 통화 가치 하락 문제 등이 있었다. 양적완화 축소는 예견된 일이다. 향후 신흥경제권이 경제 상황에 따라 거시경제 안정 정책을 취하고 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노력을 하면 지금보다는 변동폭이 줄어들 것이다"
 
- 최근 중국의 그림자 금융 문제가 부각됐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의 그림자 금융은 중국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규모가 크기 때문에 전 세계가 관심을 갖는다. 중국의 중앙은행 위상이 다른 국가와 다르듯이 그림자 금융을 규제하는 제도도 다르다. 또 중국 내 그림자 금융은 은행이나 금융기관에 대한 접근성이 높지 않은 중소기업과 취약 계층이 많이 이용한다. 다른 선진국들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 지난 연말 단기 금리가 크게 상승하는 등 중국의 그림자금융이 불안정한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안정됐다. 중국 당국도 그림자 금융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처리해 갈 것이다"
 
- 국내 위안화 예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긍정적으로 봐야 하나?
 
"현재 위안화 예금 증가가 우려의 대상으로 보이진 않는다. 지난 3~4개월 정도에 위안화 예금 규모가 10배 쯤 늘었다. 지난해 9월에 7억원에 못 미쳤는데 1월 말에는 70억원을 넘어섰다. 위안화 예금이 늘어난 것은 중국 금융자체에서 부채감축(디레버리징)이 일어나 차익 거래의 유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위안화 예금 증가로 외채가 늘었다고 보진 않는다"
 
-한중 통화스왑을 무역결제에 이용하는 제도를 만들었지만 거래는 거의 없다. 활성화 방안은 있나?
 
"·중 양국의 제도적 차이가 문제다. 중국의 제도 개혁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중국 인민은행도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다. ·위안화 마켓을 형성하면 해결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지만 과거에 활성화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중 무역 기업의 이해도가 높아져야 하고 인프라 투자가 늘어야 한다. 비용이 적지 않게 들 것으로 본다. 일단 수요가 어느 정도 커져야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려도 탄탄하게 잡아가는 것이 중앙은행으로서 할 일이다.
- 다른 신흥국 채권시장에서는 자금이 나가는 반면, 우리는 나가지 않았다. 채권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준()세이프헤븐(안전 투자처)으로 볼 수 있나?
 
"준 세이프 헤븐이라고 단정지어 말하기 어렵다. 단지 한국 시장은 신흥 시장과 여러 면에서 차별화됐다. 금융시장은 매우 유동적이다. 어느 금융시장이든 취약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금융위기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정지어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나라는 금융시장에 대해 조심하고 경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칙을 정하고 그대로 가는 것은 정상적인 경제상황에서는 가능하지만 지금과 같은 금융위기 마무리 상황에서는 적절치 않다"
 
- 엔저에 대해 더 이상 우려할 필요는 없나?
 
"105엔을 넘어가다가 최근에는 102엔에서 움직이고 있다. 환율이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지만 모든 수출이나 무역이 특정 변수 하나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또 그 변수의 영향은 시간과 환경에 따라 매우 달라져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엔저 추세가 지속되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는 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 차기 한은 총재의 덕목은.
 
"인사는 임명권자가 판단하는 것이다. 후임에 대해 말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