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 심금 울린 가사로 시대 풍미한 '노래 시인'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원로 작사가 정두수(본명 정두채) 씨가 13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그의 나이 향년 79세다.

이날 주요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두수 씨의 유족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입원 중이시던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오늘 오전 2시40분 세상을 떠나셨다"고 말했다.

남진의 가슴 아프게 작사가인 그는 1937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정 씨는 3500여 곡의 가사를 쓴 대표적인 원로 작사가다.

1963년 진송남의 '덕수궁 돌담길'을 시작으로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 남진의 '가슴 아프게', 은방울자매의 '마포종점', 나훈아의 '물레방아 도는데' 등의 대표곡이 있다.

특히 작곡가 고(故) 박춘석과 콤비를 이뤄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며 지난 반세기 동안 대중가요의 중심에서 활약했다.

정 씨는 스스로 '노래 시인'이라 불렀고 노랫말 역시 '노래 시'라고 표현했다.

그의 가사는 대중성뿐 아니라 작품성까지 인정받아 각종 시상식에서 400차례 가까운 상을 받았다.

고향 하동을 비롯한 전국 13곳에는 그의 노래비가 세워졌다.

하동군 고전면에는 정두수 노래비 공원이 있으며, 인근 배드리장터문화회관에 2008년 작고한 형인 시인 정공채 씨와 함께 형제의 기념관이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 씨는 "가장 많은 노래비가 세워진 작사가"라며 "어려웠던 시절 국민의 심금을 울린 많은 히트곡과 함께 시대를 풍미한 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씨는 가요사 정리에도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 '알기 쉬운 작사법', '한국가요 걸작선 해설'을 비롯해 2013년 '노래따라 삼천리' 등의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영화, 딸 다혜, 지혜, 선혜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4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5일이고, 장지는 경남 하동 금오영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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