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 선수가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선수들간에 뒤엉키는 사고로 아쉽게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그의 성과는 무척이나 값지다.

특히 한국 여자 선수가 500m에서 올림픽 결승에 오른 것은 박승희 이전까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의 원혜경 한 명뿐이었다.

20년 만에 박승희가 그 맥을 이은 것이다.

   
▲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승희가 13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전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박승희가 플라워세리머니에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뉴시스

물론, 여자 쇼트트랙에서 이 종목의 메달을 따낸 적은 한 번 있다. 1998년 전이경이 주인공이다.

당시 전이경은 준결승에서 탈락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나 결승전의 출전 선수 네 명 가운데 두 명이 실격하거나 레이스를 마치지 못한 덕에 ‘어부지리’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쇼트트랙이 여자 500m에서 따낸 처음이자 마지막 메달이었다. 전통적으로 중국이 강세를 보인 여자 500m에서 한국 쇼트트랙은 원혜경과 전이경 이후 결승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경기를 마치고 박승희는 아쉬운 눈물을 감추지 못했으나 이제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1000m와 1500m, 3000m 계주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동메달이지만 만족한다.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쇼트트랙이 아쉬움을 접고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기세를 몰아 남은 경기에 진출한다면 역대 최고의 성적에도 도전해볼 만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