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권에는 못 미쳤지만 '단거리 여왕'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이상화(25·서울시청)가 마지막 종목인 1000m에서 역주를 펼치며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상화는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내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5초94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미 주종목인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이날 전체 36명의 선수 중 12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기록한 23위보다 11계단 상승했다.

마지막 19조에 배정된 이상화는 아웃코스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초반 200m 구간에서는 17초63으로 단거리 여제의 위용을 뽐냈다.

   
▲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상화가 13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를 마치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이상화는 1분 15초 94로 12위를 기록했다/뉴시스


하지만 첫 번째 코스 체인지에서 로테 반비크(네덜란드)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멈칫하면서 페이스를 잃었다. 잠시 주춤한 이상화는 45초06의 호성적으로 600m를 돌파, 입상을 기대케 했지만 막판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12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현영(20·한국체대)은 1분18초10으로 28위를 차지했고 '빙상 남매'의 첫째 박승주(24·단국대)는 1분18초94로 31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승주는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16년 만에 동메달을 딴 박승희(22·화성시청)의 언니이자 남자 쇼트트랙 대표 박세영(21·단국대)의 누나다.

이보라(28·동두천시청)는 마지막 코너를 돌던 중 발이 엉키면서 미끄러져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안전 펜스와 충돌한 이보라는 훌훌 털고 일어나 끝까지 완주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금메달은 중국의 장훙에게 돌아갔다. 다크호스 정도로 분류되던 장훙은 1분14초02의 호성적으로 중국 역사상 첫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지난해 3월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1분16초48보다 2초 넘게 기록을 단축했다.

이레네 뷔스트가 1분14초69로 뒤를 이었고 마르호트 보어(이상 네덜란드)가 1분14초90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