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스템 '오토파일럿 2.0', 의혹 불식 가능성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미국 전기차 제작사 테슬라가 기초단계의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된 사고로 구설수에 오른 가운데 이 기술에 붙인 '오토파일럿'이라는 이름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주말 중국 웹사이트에서 '오토파일럿'이라는 단어를 삭제했다가 월요일인 15일 이를 되살렸다.

   
▲ 전기차 분야의 선구주자 테슬라의 모델S/테슬라


테슬라는 또 자율주행이라는 뜻으로 쓰일 수 있는 중국 단어 '자동운전'(쯔둥자스)도 '자동보조운전'이라는 의미의 문구로 바꿨다.

이는 베이징에서 한 운전자가 오토파일럿 모드로 주행 중에 고속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피하지 못해 옆면을 스치는 사고가 났다면서 온라인에서 테슬라의 마케팅 방식을 비판한 뒤에 나타난 변화였다.

테슬라는 항공기의 자동항법장치를 뜻하는 오토파일럿이라는 용어를 통해 자사의 부분자율주행 기술을 홍보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이라는 단어를 삭제한 것이 실수였다고 해명하며 중국어 등 아시아 언어 웹사이트의 번역 불일치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일본어 사이트에는 16일 오전까지도 '자동운전'이라는 단어가 그대로 남아있어 이 주장이 신빙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오토파일럿 모드에서 사고를 낸 베이징의 뤄전이라는 운전자는 테슬라가 소비자들을 오해하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딜러가 차량을 소개할 때 "자율주행" 차량으로 소개했다는 것이다.

반면 테슬라는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스스로 조종과 제동을 하는 오토파일럿이 보조적인 기능일 뿐 자율주행이라고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오토파일럿 기능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알려진 미국 플로리다의 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 모드의 테슬라 차량이 밝은 햇빛에서 흰색 트럭을 인식하지 못해 추돌한 사망사고가 알려지면서부터 화두가 됐고 수많은 질타가 테슬라를 향해 쏟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시스템과 오토파일럿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시스템/테슬라


미국의 소비자 매체인 컨슈머리포트가 테슬라에 오토파일럿 기능을 일단 정지시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또 오토파일럿이라는 이름이 운전자를 오도해 위험하다면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이런 비판에 대해 "오토파일럿을 제대로 사용만 하면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반박하며 자사의 오토파일럿 기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총력을 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미국의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테슬라는 더 많은 레이더와 카메라 센서를 통해 업그레이드 된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조만간 내놓아 자율주행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IT·테크 전문 기업 테크노버팔로 도 테슬라의 새 시스템인 오토파일럿 2.0은 도로의 정지 표지판과 적색 신호등을 인식할 수 있어 고속도로 이외의 도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 5년간 머스크가 내세운 차량 생산 대수와 실적 전망 등의 예상치에 못 미친 것이 20차례 넘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자체 집계를 통해 보도했다.

모델 S 차량은 예정대로 2012년에 나왔지만, 모델 X는 출시가 2년 가까이 늦어졌다. 모델 S는 2014년말 출시가 목표였지만 내년 말로 연기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야심 찬 목표가 테슬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UBS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콜린 랭건은 "테슬라의 생산 목표는 터무니없이 공격적"이라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과도기 단계에서 어떤 기술이든 이슈와 논란을 몰고 다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며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과 관련된 이슈는 자율주행의 과도기를 걷고 있는 자동차업계 모두가 넘어서야 할 이슈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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