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국으로 귀순한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가족관 함께 탈북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 해외공관이라면 당연히 배치되는 보위부 요원인 ‘안전참사’가 없어서 가능했던 것으로 18일 파악됐다.

대개 해외 주재 북한대사관에는 보위부 요원이 파견되기 마련이고 ‘안전참사’로 불리는 이 보위부 요원의 임무는 외교관들을 감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태 공사가 있었던 영국대사관은 직원이 10명 미만으로 소규모이다. 따라서 영국, 프랑스, 독일 주재 북한대사관을 합쳐서 1명의 공동 안전참사를 두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대북소식통은 “태영호 공사의 경우 워낙 오랫동안 유럽 주재 외교관으로 활동해온 탓에 본인이 스스로 안전참사 역할까지 했다”며 “안전참사가 스스로 탈북했으니 감시하는 눈도 없고, 일가족과 빠져나오기 쉬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태 공사는 탈북한 인사들 중 최고위급 외교관 출신이다. 최근 5년동안 유독 엘리트 출신 탈북자가 많았고, 대체로 대사관에서 무역 업무에 관여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태 공사의 경우 ‘공사’ 신분으로 외교관이다.

태 공사의 부인인 오혜선(50) 씨는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이자 노동당 군사부장을 지낸 오백룡(1984년 사망) 가문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소식통은 “오 씨는 오백룡 형제의 손녀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태 공사가 북한에서 항일 빨치산 1세대이자 김일성의 전령병으로 활동한 태병렬 인민군 대장의 아들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 때문에 빨치산 가문 부부가 탈북해 한국행을 택한 첫 사례로 회자되기도 했지만 태 공사의 일가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해보인다.

오 씨는 북한에서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하고 대외무역, 외자유치, 경제특구 업무를 수행하는 대외경제성에서 영어통역을 담당했다. 런던에서 거주하기 전에는 홍콩에 머물면서 담당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 공사 부부는 올여름 본국 소환을 앞두고 자식의 미래를 위해 탈북을 결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태 씨의 큰 아들은 영국에 거주하면서 현지 한 대학에서 공중보건경제학 학위를 받았으며, 덴마크에서 태어난 작은 아들은 막 고교를 졸업한 19세로 임피리얼 칼리지 진학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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