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럽파 점검을 마치고 돌아왔다. 관심을 모은 박지성(33·에인트호벤)의 대표팀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홍 감독은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독일과 네덜란드 등에서 활약 중인 유럽파를 점검하고 돌아오는 자리에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지성은 2014브라질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고 잘라 말했다.
 
   
▲ 유럽파 점검을 위해 독일과 네덜란드로 출장을 떠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뉴시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미국과 브라질을 거쳐 진행된 해외 전지훈련을 지휘했던 홍 감독은 곧장 유럽으로 향해 유럽 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살펴봤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대목은 대표팀 복귀설이 불거졌던 '캡틴' 박지성과의 만남이었다. 박지성은 2011카타르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월드컵 같은 큰 무대에서는 경험 있는 베테랑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여론 속에서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 여론이 일었고 홍 감독은 직접 만나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홍 감독은 "오랜 시간을 진솔하게 대화를 나눴다. (박지성의) 상태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무릎 상태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심각하다는 사실도 알았다""고심 끝에 내린 결론으로 우리는 박지성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월드컵까지 가는 중요한 시점이 오는데 박지성 문제를 해결한 것에 만족한다. 박지성이 본인의 경험 등 대표팀을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박지성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은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박지성의 이야기가 나올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베테랑 자원으로 거론됐던 박지성이 복귀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홍 감독은 "월드컵은 일반적인 경기와 다르기 때문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선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기본적으로 기존 선수들을 믿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네덜란드에서 박지성을 면담한 것 외에도 독일을 찾아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구자철(25)·박주호(27·이상 마인츠) 등도 자세하게 살폈다.
 
홍 감독은 "독일에서 뛰는 선수들의 구단과도 긴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몸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앞으로 어떻게 몸을 끌어 올릴지에 대해서 구단과 상의했고 적극 협조하겠다는 약속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주호의 경우, 팀에서 입지가 상당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어떤 선수라고 말할 순 없지만 경기에 못 나가는 이유가 있음을 알았다. 구단에 우리의 방향성을 제시했고 구단도 최대한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별한 부상 선수는 없었다.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부상 없이 소속팀에서 최상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날에서 챔피언십(2부 리그) 왓포드로 임대 이적한 박주영(29)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홍 감독은 박주영에 대해 "미국에서 말한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일단 몸 상태를 파악해 봐야 할 것이다"고 했다.
 
다음 달 그리스와의 평가전에 대해선 "지난 전지훈련과 현재 선수들을 모두 가동해야 한다. 브라질월드컵에 가기 전의 (원정) 마지막 평가전이다. 최종적으로 모든 선수들을 점검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해외 전지훈련에 대한 질문에는 "팬들에게는 죄송한 생각이 들지만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훈련도 충분했다""무엇보다 선수들이 부상 없이 소속팀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고 답했다.
 
홍명보호는 미국에서 가진 코스타리카·멕시코·미국과의 세 차례 평가전에서 12패로 졸전을 치렀다. 특히 멕시코와 미국전에서는 단 1골로 넣지 못했다. 유럽파가 빠진 대표팀에 대한 비난 수위가 높았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국내파 선수들이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 국내파와 해외파와 관련된 갈등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갈등이 증폭되면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국내파와 해외파 모두 대한민국 선수들이다. 팀을 만들어 가는데 중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18년 만에 60(61)대로 추락한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에 대해선 "지금 대표팀을 맡고 있는 나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