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됐던 롯데그룹 관계사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황기선 부장판사는 19일 증거인멸 및 증거위조 교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B사 대표 이모(56)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황 부장판사는 "이씨가 자신의 지시를 받는 직원들을 이용해 증거를 인멸함으로써 국가의 정당한 사법기능을 해치려 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씨가 범행 일체를 자수하고 수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 인멸됐던 증거가 수사기관에서 상당부분 복구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집행유예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로비에 이용된 의혹을 받는 B사가 수사선상에 오르자 내부 전산자료를 비롯한 증거물을 파기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영자(구속기소)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아들 장모씨가 소유한 B사는 네이처리퍼블릭과 롯데면세점 입점 컨설팅 및 매장관리 위탁계약을 맺고 있었다.

검찰은 정 전 대표가 형식적인 외관을 갖춘 뒤 면세점 입점이나 매장관리를 위한 청탁성 금품을 B사를 통해 신 이사장에게 건넸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