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언제부턴가 한국은 올림픽 무대의 목표를 10-10으로 설정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종합 10위권의 성적은 전세계에 그 나라의 스포츠 위상을 알림과 동시에 국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돼 왔다. 

대회를 앞두고 국민들과 올림픽대표팀은 이번에도 무난하게 목표 달성을 할 수 있다는 '장및빛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모두 실패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대로 대회가 끝난다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16년만에 10위권 밖 순위를 기록하게 된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이유는 전통적인 효자 종목들이 줄줄이 8강전에서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 1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하계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 대한민국과 네덜란드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로 패한 대한민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경기종료 후 고개를 떨군 채 코트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

대회 초반부터 이변의 연속이었다. 한국은 대회 초반 양궁, 유도, 사격 등에서 '금메달 싹쓸이'를 기대했다. 

특히 유도의 경우 리우에 출전하는 7체급 가운데 무려 4체급에서 세계랭킹 1위의 선수들을 보유하면서 역대 최강의 전력이 기대됐다. 금메달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60kg급 세계랭킹 1위 김원진이 8강전에서 탈락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지만 괜찮았다. 모든 선수들의 염원인 올림픽 무대인 만큼 이변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안바울, 안치림, 곽동한 등 랭킹 1위 선수들이 남아 있었다. 

결과는 16년만의 '노골드' 수모로 끝났다. 랭킹 1위 안바울과 곽동한 만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이다. 안치림은 김원진과 마찬가지로 8강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8강의 저주는 배드민턴에서도 이어졌다. 복식 세계랭킹 1위 이용대·유연성이 8강전에서 말레이시아에 발목을 잡혔다. 1세트에서 21-17로 이길때만 해도 무난하게 4강진출이 점쳐졌다. 

그러나 2세트에서 상대선수들이 공격적으로 경기운영 방식을 바꾸며 이용대·유연성이 수세에 몰리면서 기세를 앞세운 말레이시아에 일격을 당했다. 

구기종목에서도 8강의 저주는 계속됐다. 런던올림픽에서 일본을 꺾고 사상 첫 축구종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한국은 조별 예선에서 독일, 멕시코, 피지 등과 한조가 됐다. 

런던올림픽 디펜딩 챔피언의 멕시코와 최근 전세계 축구를 주도하고 있는 독일과 한조에 겹치면서 8강 진출을 자신할 수 없었던 대표팀이었지만 첫 경기 피지전에서 8-0 대승으로 기세를 올렸다. 

2차전 독일과의 경기는 막판 실점하면서 다잡은 승리를 놓쳤지만 3차전 멕시코와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올림픽 무대 사상 처음으로 2승1무, 조 1위로 8강에 안착했다.

8강전 상대인 온두라스는 객관적 전력에서 우리나라가 다소 우위를 점했지만 골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다가 상대방의 역습에 0-1로 패하면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40년만의 메달을 획득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월드스타' 김연경이 대표팀 멤버로 있는 이번이 절호의 찬스였다. 

그러나 배구는 6명이 함께 하는 경기다. 김연경 혼자로는 40년의 메달 숙원의 한을 풀 수 없었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홀로 27득점을 기록하며 분투했지만 리시브와 수비 불안 등으로 1-3으로 패하며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