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10-10' 리우올림픽에 임하는 한국대표팀의 목표는 보기좋게 빗나가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4위를 기록한 한국은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 12위를 제외하곤 줄곧 메달 순위 10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번 리우올림픽은 목표에 비해 초라했다. 금메달 예상 종목에서 생각대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올림픽 7위, 미국 애틀란타올림픽 10위, 그리스 아테네올림픽 9위, 중국베이징올림픽 7위, 영국런던올림픽 5위.

한국은 일본보다 많은 메달을 따내며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의 스포츠강국이라 자부했다. 일본도 한국의 선전을 보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리우하계올림픽 남자 68kg급 패자부활전 한국 이대훈과 이집트 고프란 아흐메드 경기를 찾은 한국 응원단이 태극기 응원을 펼치고 있다./뉴스1


20일 현재 리우올림픽에서 중국은 금메달 20개, 은메달 17개, 동메달 22개 총 59개로 메달 순위 3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0개 총 38개를 따내며 6위를 기록했다.

20일 현재 대한민국은 금메달 7개, 은메달 3개, 동메달 8개 합계 17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런던올림픽에서 금12개, 은7개, 동 6개로 총 25개를 따낸 것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일본은 리우올림픽에서의 메달 종목을 보면 체조, 수영, 유도, 카누, 배드민턴, 역도, 탁구에서 메달을 기록했다. 다양한 스포츠종목에서 메달을 따낸 점이 부러울 따름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유도, 양궁, 역도, 펜싱, 사격, 레슬링 등 메달 획득 종목이 한정돼 있다보니 다른 종목에서 메달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보여준 대한민국의 부진은 충격적이다. 양궁에서 단체전 2개, 개인전 2개의 금메달을 따지못했다면 순위는 곤두박질 쳤을지도 모른다. 금메달을 예상했던 유도의 메달 실종, 레슬링의 부진, 배트민턴의 고사 등 금메달 밭에서 수확을 걷지 못하니 '10-10'의 꿈은 꿈으로 그칠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자만이었을까. 중국은 더욱 견고해지고 일본은 강해졌다. 한국은 제자리다. 금메달 예상종목에만 기대며 '10-10'을 고집한 것도 목표 실패의 원인이었는지 모른다.

중국은 1984년 올림픽에서 4위를 기록했다. 1992년부터 꾸준히 메달순위 4위 안에 들면서 스포츠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2008년 중국에서 개최한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무려 51개를 따내며 1위를 차지했다. 동계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의 약진은 한국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중국은 다양한 종목에서 성정을 내면서 상위권을 다투고 있다.

중국이 스포츠강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인기스포츠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육상, 수영 등 기본적인 스포츠종목에 꾸준한 성적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엘리트 체육의 투자와 지원 그리고 미래 꿈나무들의 육성을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주의 국가라는 특성때문에 가능할 수 있겠지만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을 따낼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이 부러울 따름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은 중국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육상과 수영과 같은 기초종목은 물론 볼링, 컬링, 동계스포츠까지 다양한 발전을 지속해왔다. 특히 동계스포츠는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북미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번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하계올림픽을 두번 개외하는 국가가 됐다. 일본의 스포츠성장은 클럽스포츠의 활성화에서 비롯됐다. 일례로 보여주는 것이 야구다. 일본은 동네마다 야구장이 있다고 할 정도로 설비적인 인프라가 잘갖춰져 있다. 프로야구 구단 외에도 독립구단이 4개 사회인 야구팀과 전문적으로 야구선수로서 활동하는 클럽야구팀만 343개에 이를 정도다.

클럽스포츠의 저변확대는 일본 국민들의 스포츠 참여로 이어지고 스포츠 기반의 발전과 아마스포츠에서 프로스포츠로의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으로 향상됐다. 그러면서 우수한 스포츠인재들이 탄생했다.  금메달 종목 편식만 하는 엘리트스포츠를 버린 결과에서 비롯됐다.

한국도 스포츠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했다. 생활 체육 중심의 국민생활체육회와 엘리트 체육을 담당해 온 대한체육회가 통합되며 엘리트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변화를 시도한 계기를 마련한 것.

그동안 한국은 생활체육은 상대적으로 등한시 하는 반면 국위 선양을 우선시 하는 엘리트 체육 육성에 치중한 나머지 스포츠 불균형을 만들어냈다.

이제 한국은 스포츠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체육인의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 국민들의 참여도 중요하다.

이번 리우올림픽이 주는 교훈을 깊이 새겨야 한다. 몇몇 종목에서의 메달 획득 전략은 이미 실패했다. 아니 엘리트 체육의 실패다. 그 종목이 부진하니 메달 수는 쌓이 않고 국민들은 볼 경기가 없다고 외면했다. 시청률 흥행에 실패하다보니 방송사의 중계방송은 비인기종목을 등한시하고 인기종목만 편애했다.

이것이 문제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당장의 성적은 내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10년, 20년 뒤 한국 스포츠를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올림픽은 하루 이틀만에 끝나는게 아닌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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