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올림픽축구 복수극이 시작된다. 네이마르의 브라질과 조직력의 독일의 결승전이 21일(한국시간) 오전 5시30분 브라질 리우자네이루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브라질로서는 자존심이 걸렸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에게 1대7로 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또 이유가 있다. 월드컵에서는 5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이 없어 이번 기회에서 반드시 거머쥔다는 각오다. 번번히 결승에 올랐지만 세번 모두 은메달에 그쳤다.

   
▲ 손흥민과 대화를 나누는 독일 율리안 브란트./뉴스1

독일은 남녀 동반 금메달이라는 욕심을 갖고 있다. 이미 독일 여자축구대표팀은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 올림픽축구대표팀도 강적 브라질을 상대로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는 생각이다. 독일도 사실 올림픽 금메달 기회는 처음이다.

또 하나의 구경거리가 있다. 네이마르가 진두지휘하는 공격력이냐, 손흥민 동료였던 율리안 브란트의 조율이냐다. 네이마르는 8강전부터 골을 기록하며 화력을 폼내고 있다. 브란트는 포르투갈과 8강전에서 세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골 기록에 도움을 줬다.

대한민국은 독일과 C조예선전 두번째 경기에서 용호상박의 경기를 펼쳤다. 어찌보면 손안에 들어온 승리가 3분을 남기고 날아갔다. 3대2로 앞서간 상황에서 프리킥 골로 실점하며 3분을 견디지 못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우승후보였던 독일킴과 대응한 경기를 펼친 대한민국팀은 칭찬받을 만했다. 하지만 아쉬움의 여운은 있었다.

그런 독일대표팀이 결승전에 올라 금메달에 도전한다. 브라질과 독일의 결승전은 전세계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는 경기가 될 것이다. 각자 자신이 원하는 팀을 응원하게 될 것.

대부분 축구팬들은 화려한 개인기를 펼치는 네이마르의 팀 브라질을 응원할 것이다. 그러나 난 생각이 다르다. 독일이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다고 독일팀을 원래부터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독일팀이 예선전과 8강전, 4강전에서 보여준 팀플레이는 환상 그 자체였다. 짧고 긴 패스의 적절한 플레이와 이타적인 경기 운영 그리고 중원에서의 장악력은 올림픽 출전국에서 으뜸이라 판단된다.

그것보다 대한민국을 이겼기 때문이다. 단순한 발상인가. 비록 대한민국이 독일 대신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고 야비한 침대축구로 일관한 온두라스에 석패를 했지만 우리 대표팀을 이긴 팀이 우승한다면 우리 대표팀의 실력도 간접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까닭이다.

정말 만일 온두라스가 결승에 진출했다면 어땠을까. 그리고 말도 안되는 말이지만 우승했다면 열렬한 응원을 했고 이기기를 바랐을까. 정말 알수 있겠지만 그리고 소름이 돟을 정도로 싫겠지만 그래도 응원할 것이다.

그 침대축구의 위용(?)을 타 팀이 절실히 깨달으며 한국 대표팀이 못해서 진게 아니라는 걸 알수 있으니까 말이다. 독일팀은 더할 나위 없다. 올림픽 출전 독일대표팀 사상 최고의 팀웍을 발휘한 팀이니 만큼 우승하는 것은 당연한 것. 그리고 독일팀을 상대로 피 튀기는 경기 끝 무승부를 펼쳤던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단지 우리 대표팀을 이겼다는 점 때문에 미워하거나 시기할 필요도 없다. 다른 팀의 승리를 바라는 것도 옹해 보인다.

한편, 비록 한국 대표팀이 8강전에서 무릎을 꿇었지만 그래도 선수들의 기량과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한국대표팀도 리우 올림픽에서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는 점이 한국축구의 밝은 미래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한국대표팀이 8강전에서 온두라스를 이기고 4강전에서 브라질을 이긴 후 결승전에서 독일을 만났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