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피겨 유망주'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가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통신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 AP통신은 리프니츠카야의 어머니와 첫 번째 코치 등 유년시절부터 그의 성장을 지켜본 사람들을 두루 취재해 '개성있는 소녀'라는 장문의 기사를 15일(한국시간) 보도했다.

   
▲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뉴시스


리프니츠카야는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 출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러시아의 소치대회 첫 금메달을 견인했다. 그는 올림픽 2연패에 나선 '피겨 여왕' 김연아(24)를 위협할 인물로 떠올랐다.

▲특별하지 않았지만 용감했던 소녀

러시아 우랄산맥의 동쪽 기슭에 자리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태어난 리프니츠카야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리프니츠카야의 아버지는 국방의 의무를 하기 위해 입대했으나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리프니츠카야의 어머니 다니엘 리프니츠카야는 특별한 생각 없이 '그냥' 4살 때부터 피겨스케이팅을 가르쳤다.

리프니츠카야의 첫 번째 코치인 엘레나 레브코베츠는 "처음에는 다른 아이들보다 용감하다는 것을 빼곤 특별한 것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리프니츠카야는 계속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연습했다. 한 번도 울지 않았다"며 "그는 어렸을 때부터 표정이 없고 진지한 얼굴의 소녀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겁 없이 연습한 리프니츠카야는 10세 때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가장 뛰어난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됐다. 리프니츠카야는 이후 피겨스케이팅을 계속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떠났다.

레브코베츠 코치는 "그의 어머니가 진정한 영웅이다. 그녀의 결단력이 리프니츠카야를 특별하게 만들었다"며 "리프니츠카야가 어머니의 결단력과 근면함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은반을 벗어나면 말과 음악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

리프니츠카야는 어린 소녀답지 않게 표정이 너무 딱딱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단체전 금메달을 수상한 후 직접 격려를 하러 내려온 블라디미르 푸틴(62)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리프니츠카야의 얼굴은 무표정에 가까웠다.

한국에서도 리프니츠카야가 아사다 마오(24)의 포옹을 거부한 것이 알려져 "건방지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리프니츠카야를 '아이'라고 지칭한 그의 어머니는 "많은 사람들이 딸을 건방지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딸은 그녀의 세계 안에 있다. 앞만 보고 가고 있다"고 딸을 두둔했다.

은반 위를 벗어나면 리프니츠카야는 '말'과 '음악'을 사랑하는 평범한 소녀다.

리프니츠카야는 자신의 브이콘탁테(VKontakte·러시아판 페이스북) 계정에 수많은 말 사진을 올려놓을 만큼 애정이 깊다.

그의 어머니는 말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은퇴 후 고향 예카테린부르크 외곽에 집을 마련해 언제든지 말을 탈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리프니츠카야는 브이콘탁테를 통해 팬들과 소통한다. 금메달을 딴 후 올린 사진은 무려 3만명이 방문해 '좋아요'를 누르고 갔으며 수많은 댓글을 달아 수상을 축하했다.

▲리프니츠카야의 어머니, "부상만 없었으면"

리프니츠카야의 어머니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딸의 부상이다.

다니엘 리프니츠카야는 "딸이 최근 성장하면 할수록 부상의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한 시즌에 7번이나 다친 적도 있다"며 "한때 의사가 스케이팅을 포기하라고 한 적도 있었지만 딸은 모든 것을 이겨냈다"고 밝혔다.

리프니츠카야의 첫 코치인 레브코베츠는 소치를 직접 방문해 제자의 싱글 경기를 응원한 계획이다.

레브코베츠 코치는 "그녀의 연기를 직접 꼭 보고 싶다"며 "리프니츠카야는 어리지만 매우 성장했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