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삼성전자가 반도체 매출에서 인텔과의 격차를 다시 줄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www.icinsights.com)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매출 103억2000만달러를 올렸다. 인텔의 2분기 매출은 129억5000만달러로, 삼성보다 25% 많았다. 이는 1분기에 비하면 격차를 크게 줄인 것이다. 1분기에는 인텔 131억1000만달러, 삼성 93억4000만달러로 인텔이 40%나 많았다.

인텔이 2분기 매출에서 전 분기 대비 -1%의 역성장을 한 반면, 삼성은 전 분기 대비 11% 플러스 성장했다.

그러나 상반기 전체 매출로는 여전히 인텔이 삼성보다 약 33% 많다.

인텔이 1분기에 삼성과의 격차를 크게 벌린 것은 칩 전문기업 알테라를 인수한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인텔은 작년 5월 167억달러를 투자해 알테라를 사들였고 칩 사업에서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은 주력인 D램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으로 고전하다가 2분기에 낸드플래시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해 그나마 격차를 좁힐 수 있었다.

삼성은 하반기 경쟁업체들과 '기술 초격차'를 보여주는 64단 V낸드 등 혁신제품을 내놓으며 인텔을 맹추격하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최대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기업인 인텔도 삼성의 1위 영역인 낸드플래시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국 다롄공장을 낸드 전용으로 개조해 양산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1, 2위 인텔과 삼성의 점유율 격차는 2012년 5.3%포인트에서 2013년 4.2%포인트, 2014년 3.4%포인트, 2015년 3.2%포인트로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1분기에 벌어졌던 격차가 2분기에 다시 줄어들면서 올해도 3%포인트 안팎의 점유율 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편, 2016년 상반기 반도체 기업 매출 랭킹(1~20위)에서 SK하이닉스는 작년보다 두 계단 떨어진 6위에 자리했다.

아바고테크놀로지를 합병한 싱가포르 소재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매출을 크게 늘려 4위로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애플은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지는 않지만 아이폰 등에 쓰이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주문 제작한 물량 만으로도 랭킹 14위에 올랐다.

주요 반도체 기업 중 2분기에 가장 성장 폭이 큰 기업은 대만의 미디어텍이다. 미디어텍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OPPO), 비보(Vivo)에 모바일 AP를 공급하는데 오포, 비보의 급성장에 힘입어 매출 신장률 32%를 기록했다.

글로벌 톱 20 반도체 기업은 본사 소재지 기준으로 미국 업체가 8곳, 일본·대만·유럽 각 3곳, 한국 2곳, 싱가포르 1곳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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