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이르면 이달 말 출시될 예정이었던 인버스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의 상장이 9월 중순 이후로 미뤄졌다.

또 인버스 레버리지 ETF 상장을 원하는 자산운용사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의 교육을 진행하고 그 증빙자료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해야만 한다.

인버스 레버리지 ETF는 대표 지수인 코스피200의 움직임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 상장을 원하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5개 운용사에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5회 이상의 교육을 실시해야한다고 가이드라인을 내렸다. 레버리지 상품의 투자 위험성과 일간 수익률 추종에 따른 복리효과, 롤오버 비용 등도 공시토록 했다.

   

거래소 측은 투자자교육장 사진과 PT자료 제출 등으로 가이드라인을 충족한 운용사에만 인버스 레버리지 ETF 상장을 허용할 방침이다. 사실상 투자자 대상 교육을 강제하는 것으로 과거 ‘권고’ 정도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강해진 상장 조건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미 운용사들도 협의에서 흔쾌히 동의한 사항으로 인버스 레버리지 ETF가 기간수익률이 아닌 일간수익률을 추종하면서 장기투자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주목적이 있다”며 “절대 거래소의 ‘갑질’이 아닌 투자자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운용사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운용사는 ETF 상장을 위해 투자자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사상 처음이라면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선물·옵션과 같이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 투자자의 호응이 어느 정도일지도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A 운용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인버스 레버리지 ETF를 출시 전부터 미적거린 이유가 위험성이 과도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아무래도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ETF다보니 규모가 커지면서 투자자 손실을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에 대한 교육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운용사 입장에서 투자자에 대한 책임을 면피할 구실이 생긴다는 판단이다.

B운용사 ETF팀장은 “대부분의 투자자는 증시가 우상향할 것을 기대하고 들어오고 실제로 미국을 봐도 증시 주요지수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했다”며 “지난 2007년에 인버스 레버리지 ETF가 1만원에 상장돼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그 가격은 1000원 이하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상장된 지 한참 된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에 대해 아직도 고객들의 민원이 들어오는 것을 감안하면 투자자교육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우리나라 투자자의 특성상 지나치게 레버리지 상품에 쏠리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에는 3배짜리 인버스 ETF도 상장돼 있지만 거래 비중은 5%이하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전세계적으로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투자자보호가 화두로 떠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소가 강제하지 않아도 교육을 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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