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산업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국내 수요산업의 약화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우려가 현실이 된 대내외 환경은 우리 산업에 근본적인 체질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5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열린 '스틸코리아(Steel Korea) 2016'에서 현재 철강산업이 처한 상황을 "글로벌 철강 무역대전"이라고 정의하고 이같이 말했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

이날 권오준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 등 주요 철강국의 잇단 수입규제 강화로 통상마찰이 유례없이 고조되면서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가운데 중국산 수입이 급증하고 주요 수요처인 조선업마저 어려움을 겪는 등 철강산업이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다.

여기에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철강산업이 마주한 문제가 단기에 해결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오준 회장은 "주요국은 이미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2020년까지 1억 5000만톤의 설비 감축을 발표한 데 이어 철강사들이 합병으로 남북을 대표하는 초대형 철강사로의 재편을 추진 중이고, 인수합병을 꾸준히 추진해온 일본도 최근 신일철주금이 일신제강을 합병하는 등 구조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권오준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고 더 큰 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으로는 ▲기술혁신과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공동 대처 ▲국내 시장 기반 강화 등 세 가지를 들었다.

권오준 회장은 "글로벌 철강 무역대전에서 살아남으려면 민관이 합심해 각국의 통상규제 움직임을 주시하고 현지 철강업계, 통상당국과의 대화채널을 강화해 사전 통상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업이 지속해서 발전하려면 튼튼한 내수가 매우 중요하다"며 "불공정 제품의 수입과 유통을 원천 차단하고 자동차, 건설 등 수요업계와 굳건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오준 회장은 "수출과 내수 모두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면과제를 냉철하게 보고 활발한 교류와 네트워킹으로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자"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권오준 회장은 포스코가 현재는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에 참여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권오준 회장은 "포스코는 2년 전부터 구조조정을 해 현재 60% 정도 진행된 상태"라며 "원샷법과 관계없이 (현재 진행 중인 자체 구조조정이) 100%가 될 때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활력법은 정상 기업의 자율적 사업재편을 돕는 법으로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절차와 규제를 간소화해주고 세제·자금·연구개발(R&D)·고용안정 등을 한 번에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철강업계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연구용역을 맡긴 철강산업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그 내용을 듣지 못했다"며 "결론 내기가 확실치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권오준 회장을 비롯해 현대제철 우유철 부회장,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 세아제강 이순형 회장, 동부제철 김창수 사장, 고려제강 홍영철 회장, TCC동양 손봉락 회장 등 철강업계 대표들이 참석했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