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발사현장 참관"…노동신문, 사진 24장 게재
군 관계자 "ICBM개발 난항에 SLBM 매달려…'미 본토 타격' 과시용"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한명 북극성) 시험발사에 대해 "이번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발사는 성공 중의 성공, 승리 중의 승리"라고 공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정은이 전날(24일) SLBM 발사 현장을 참관한 자리에서 "오늘 발사한 탄도탄의 시험 결과를 통하여 우리가 핵공격 능력을 완벽하게 보유한 군사대국의 전열에 당당히 들어섰다는 것이 현실로 증명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24일 오전 5시30분쯤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SLBM 1발을 발사했으며, 이 미사일은 500여㎞를 비행해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내 해상으로 떨어졌다. 이번 시험발사는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우리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이에 김정은은 "우리에 대한 미국의 극악무도한 핵위협 공갈은 도리여 우리의 핵공격 능력을 시시각각으로 강화하는 결과만을 초래했다"며 "미국이 아무리 부인해도 미 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는 이제 우리의 손아귀에 확실하게 쥐여져 있다"고 위협했다.

고각사격을 하지 않았을 경우 2000㎞ 이상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이번 SLBM으로 주일미군 기지와 태평양 괌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김정은은 또 "예고없이 부닥칠 수 있는 미제와의 전면 전쟁, 핵전쟁에 대비하여 국방과학 부문에서 핵무기 병기화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나가는 동시에 그 운반수단 개발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이에 따라 앞으로 전략·전술 핵무기 개발과 이를 탑재할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더욱 골몰할 전망이다.

중앙통신은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최대 발사 심도에서 고각 발사체제로 진행됐다"면서 "탄도탄 냉발사체계(콜드런치)의 안전성과 대출력 고체발동기(엔진)의 시동특성, 출수후 비행시 탄도탄의 계단별 비행동력학적 특성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계단열분리(1,2단 분리)체계와 조종 및 유도체계들의 믿음성, 재돌입(대기권 재진입) 전투부(탄두부)의 명중 정확도를 비롯한 탄도탄의 핵심기술 지표들이 작전적 요구에 완전히 도달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지난해 5월 전략잠수함 탄도탄의 수중사출시험을 성공시키고 불과 1년도 못되는 기간에 비행시험 단계에 진입하는 빠른 개발속도를 과시한데 이어 오늘 보다 높은 단계의 탄도탄 수중시험 발사에서 성공함으로써 우리의 핵무력 고도화에서 커다란 군사적 진보를 이룩했다"고 자평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쉽지 않자 SLBM 개발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고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도입한 고철 덩어리 수준의 골프급 잠수함을 개량해 SLBM까지 성공시키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이번 SLBM 시험발사에 대해 "주체조선의 막강한 국력과 응축된 힘의 거대한 폭발"이라면서 "선군절을 눈앞에 두고 진행된 시험발사에서 대성공하고 보니 이 경사를 장군님(김정일)과 함께 나누지 못하는 쓰라린 아픔이 가슴을 저민다"고 김정일까지 거론하며 감회를 표현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수중 잠수함에서 솟구쳐 오르는 SLBM과 김정은이 바지선에 설치된 '감시소'로 추정되는 곳에서 관계자들과 감격에 겨워 포옹하는 장면 등 24장의 컬러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들엔 동체에 '북극성'이라고 쓰인 SLBM이 수면 위에서 점화되는 모습과 하늘을 비행하는 장면, 여러 대의 모니터에 SLBM이 최정점 고도에서 낙하하는 궤적이 표시된 모습 등이 담겼다.

한편 김정은은 SLBM 발사 현장을 참관한 자리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적들이 우리의 존엄과 생존권을 조금이라도 위협하려드는 경우에는 당당한 군사대국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사변적인 행동 조치들을 다계단으로 계속 보여줄데 대해 지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 시험발사에는 리병철, 김정식, 정승일 등 당 중앙위 책임일꾼들과 국방과학연구부문 일꾼들이 현장을 방문한 김정은을 맞았다. 김정은은 발사 후 해군장병들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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