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29·한국명 안현수)이 2014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에서 새 조국 러시아에 사상 첫 금메달과 동메달을 선사하며  러시아의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러시아 유력 언론들이 앞다퉈 그의 러시아 귀화 사연을 집중 조명하고 나섰다. 
 
   
▲ 안현수/뉴시스
 
러시아 관영 일간지 로시스카야 가제타(RG)는 16일 빅토르 안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RG는 "2006토리노올림픽 3관왕이었던 안현수의 귀화 전 한국에서의 상황은 매우 심각했다"고 운을 뗐다.
 
RG는 "한국에서도 쇼트트랙 우승자는 추앙을 받는다. 하지만 한국에는 쇼트트랙 선수가 많기 때문에 한 번 패하면 다른 선수로 바로 대체된다"며 "한국에서는 안현수가 특별히 소중하지 않았다. 그는 심각한 부상을 입어 장기적으로 많은 돈이 필요했다. 그러나 한국의 빙상연맹은 그를 외면하고, 은퇴를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RG는 "러시아 빙상연맹의 새 회장이 된 사업가 알렉세이 크라프초프는 안현수에게 러시아 귀화를 제안했다. 안현수는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 국적 부여에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2011년 12월 26일 대통령령으로 안현수의 러시아 국적을 인정해줬다"고 빅토르 안의 귀화에 러시아의 국가적 지원이 있었음을 소개했다.
 
RG는 "2010밴쿠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로 뛸 수 없었던 빅토르 안이 이제 (소치올림픽에서) 러시아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관영 통신사 리아노보스티도 이날 빅토르 안의 이야기를 상세히 소개했다. 
 
리아노보스티는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난 안현수는 1994릴레함메르올림픽에서 한국의 채지훈과 김기훈의 쇼트트랙 금메달 획득에 영향을 받아 쇼트트랙 선수가 됐다"고 빅토르 안의 쇼트트랙 입문 과정부터 소개했다. 
 
리아노보스티는 "안현수는 만 16세였던 2002솔트레이크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첫 출전해 1,000m에서 4위를 차지했다. 2003년 세계선수권에서 처음 우승한 뒤 2007년까지 세계선수권을 제패했다"며 "특히 2006토리노올림픽에서 만 20세의 나이로 1,000m, 1,500m, 5000m 계주 등 3관왕이 됐고, 500m 레이스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고 빅토르 안의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이어 리아노보스티는 "그러나 패배를 모르던 이 젊은 챔피언의 선수 생명은 2008년 한국빙상연맹의 내부 갈등과 2008년 입은 심각한 무릎 부상으로 인해 위협받게 됐다. 결국 안현수는 2010밴쿠버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고 짚었다.
 
리아노보스티는 "한국에서 선수 생명이 끝난 것으로 여겨졌지만, 그는 2011년 6월부터 러시아팀에서 훈련했다. 그해 12월에는 러시아 국적을 얻었다"고 귀화 과정을 알렸다. 
 
특히 리아노보스티는 안현수가 '빅토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도 소개했다. 
 
 "빅토르 안은 국적을 얻을 때 이름을 빅토르라고 정한 이유로 세 가지로 들었다. 첫째는 빅토르가 승리를 뜻하는 영어 단어 '빅토리(Victory)'와 발음이 비슷한 단어인 만큼 행운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해서이고, 둘째는 하나는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인기 높고, 한국에도 잘알려진 (고려인 3세 가수) 빅토르 최처럼 유명해지기를 원해서다. 셋째는 러시아어를 아는 사람들에게 쉽게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밖에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민영 인테르팍스통신·스포츠전문 R-스포르트 등 다른 유력 매체들도 빅토르 안의 러시아 최초 쇼트트랙 금메달 소식을 전하며 빅토르 안에 관해 상세히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