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코미디언 구봉서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예계 등 각계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MBC TV '웃으면 복이 와요'를 비롯해 영화 '오부자'와 '돌아오지 않는 해병' 등을 통해 1960~70년대 절정의 인기를 누린 구봉서는 희극과 정극을 오가며 한국 코미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제 고인이 된 '막둥이' 구봉서는 '비실이' 고 배삼룡과 우리 코미디 역사의 두 거목에 비유될 만한 인물로 꼽힌다.

구봉서와 배삼룡은 1960∼70년대 한국 코미디 전성기를 이끌며 고단한 삶에 지친 서민들을 위로했다.

구봉서는 과거 한 방송에서는 둘도 없는 친구이면서 경쟁자였던 배삼룡과의 우정을 전한 바 있다.

당대 최고 우상이자 영웅으로 손꼽혔던 이들을 끌어오기 위해 방송사들끼리 벌인 위험천만한 사건들이 다큐 드라마로 재연되기도 했다.

배삼룡을 둘러싼 잠적설과 정치권 압력설뿐 아니라 백지수표와 대낮에 벌어진 납치극 등 각종 사건사고도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

구봉서가 6·25 한국 전쟁 당시 목숨을 두 번이나 잃을 뻔했던 사연도 유명하다.

전쟁 발발 후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납북되던 상황 속에서 구사일생할 수 있었던 기적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함께 끌려간 가수 고 고복수, 코미디언 고 양훈 등을 탈출시키면서 정작 본인은 도망가지 못했다.

구봉서는 또한 영화배우로 승승장구하던 시절 촬영 도중 사고로 다리를 절단할 뻔한 위기의 순간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