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초호화 유럽여행 등 향응을 제공받고 그 대가로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로비를 위해 호의적인 기사를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29일 오후 회사에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 주필 등 일행이 8박9일동안 유럽여행하는 데 들어간 호텔비, 식비, 관광 경비를 전부 합치면 2억원대에 이른다”며 “변호사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형법상 배임수재죄도 검토 가능하다. 청문회 이전에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김 의원의 기자회견은 앞서 지난 26일 첫 폭로에 이은 것으로 조선일보의 반론 제기에 따른 것이었다.

김 의원은 “앞서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에 연루된 유력언론인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맞다”고 실명을 공개한 뒤 “송 주필은 그리스 국가 우기 당시 취재 차원의 공식초청에 따른 출장으로 그리스를 갔었고, 전세기를 탔지만 그 이용거리를 계산하면 200만원대라고 밝혔지만 애석하게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송 주필은 28일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을 통해 △자신이 전세기를 이용한 거리와 인원을 환산하면 200만원대의 항공료에 불과하며 △김 의원이 지적한 사설은 현지 취재를 가기 한참 전에 나간 것이고 내용도 대우조선해양을 주제로 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호화 유럽여행 로비를 받았다는 유력 언론사 고위간부는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디어펜은 송 논설주간이 남상태 전 사장, 박수환 대표와 함께 TAG에 탑승한 사실을 TAG항공에서 제시한 전세기 이용실적 명단을 확보했다./미디어펜

하지만 김 의원은 “당시 여행 일정은 그리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또 영국까지 포함돼있었고 나폴리, 소렌토, 로마 등등 세계적인 관광지 위주였다”며 “초호화 요트, 골프 관광, 거기에 유럽 왕복 항공권 1등석도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송 주필은 2011년 9월5일 초호화 요트를 빌려 나폴리에서 카프리 소렌토까지 관광했다. 이 요트는 하루에 빌리는 돈이 자그만치 2만2000유로(3340만원)으로 일반시민들의 연봉 수준이다. 또 송 주필은 9월9일 런던의 모 골프장에서 골프 라운딩을 했다. 

김 의원은 “그리스 국가 부도에 관한 취재를 위해 초호화 요트를 타거나 골프장에서 과연 해야했는지”라며 “송 주필이 유럽여행을 위해 제공받은 1등석 항공비만 비용이 무려 1250만원에 달한다. 8박9일동안 유럽여행을 하는데 들어간 호텔비, 식비, 관광 경비를 전부 합치면 2억원대에 이른다”고 말했다.

앞서 미디어펜은 28일 대우조선해양이 초호화 유럽여행을 위해 빌린 TAG항공사 소속 전세비행기의 이용실적 명단을 확보해 공개한 바 있으며, 8900만원짜리 이 전세기에 송희영 주필과 박수환 대표, 남상태 전 사장 등 7명이 탑승한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날 조선일보는 이번 사태의 당사자가 “우리 회사 송희영 주필이 맞다”고 확인했고, 다음날 송 주필은 처음 “일정 중간에 한 구간만 동행해 취재한 것이 맞고, 대접 수준도 200만원 남짓”이라던 입장을 바꿔 결국 사의를 표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언론이 ‘부패기득권 세력’으로 안주하며 국민과 독자를 기만해온 제작 태도의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호화판 유럽여행을 전후로 대우조선에 우호적인 내용의 사실과 기획특집기사가 조선일보에 봇물을 이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송 주필에 대한 검찰수사는 이번 사태의 뇌관을 터트리는 것으로 새로운 게이트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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