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이 임박하면서 선박 가압류, 입항 거부 등의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31일 한진해운에 따르면 싱가포르 법원은 전날 이 회사의 5308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인 '한진로마호'를 싱가포르 항구에 가압류했다.

한진로마호는 한진해운이 직접 소유한 배다. 회사 측이 다른 용선 선박의 용선료를 체불하자 선주인 독일 리크머스가 사선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박 가압류로 정박지에서 감수·보존 처분을 받으면 압류 해제 시까지 선박의 부두 접안이나 하역작업이 불가능하다.

아울러 한진해운이 용선해 운영하던 컨테이너선 '한진멕시코호'는 이날 운항을 멈췄다.

선주인 PIL이 용선료 체불을 이유로 운항을 거부한 것으로, 당장 화물 수송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또 중국 샤먼·싱강, 스페인 발렌시아, 미국 사바나, 캐나다 프린스루퍼트 등 해외 항구 다수는 한진해운 선박의 입항 자체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박이 입항하면 항만 접안, 화물 하역 등의 작업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현금으로 줘야 입항을 허가한다고 통보한 것이다.

현재 한진해운은 37척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하고 있고 61척은 해외선주들로부터 용선 중이다.

회사 측이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어서 그전까지 해외채권자들의 추가적인 선박 가압류와 회수, 입항 거부가 잇따를 전망이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국내에서는 포괄적 금지명령으로 가압류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한국법이 적용되는 지역에 한해 금지명령의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법 미적용 지역에서는 계속해서 압류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한진해운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오후 중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결의했다.

이사회에는 전체 이사 7명 중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제외한 6명(사내이사 2명·사외이사 4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법정관리 신청 안건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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