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정우 기자] 법원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성년 후견인 선임 결정에 롯데그룹이 공식 입장을 밝혔다.

31일 오후 법원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한정후견 결정을 내린 데 이어 롯데그룹은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판단을 착잡한 심정으로 받게 됐다”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법원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신 총괄회장의 넷째 동생 정숙 씨가 롯데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지난해 12월 신 총괄회장에 대해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롯데는 이어 “이번 결정으로 총괄회장이 적절한 의학적 가료와 법의 보호를 받게 돼 건강과 명예가 지켜질 수 있게 됐다”며 “그룹 경영권과 관련한 그 동안의 불필요한 논란과 우려가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소송전에도 적극 대처할 것을 시사했다.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그릇되게 이용된 부분들은 상법적 혼란을 초래해 왔다는 점에서 순차적으로 바로잡아갈 계획”이라고 분명히 했다.

지난 7월 신격호 총괄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아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모든 법률 행위를 위임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해임 무효소송 등을 제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정신적 제약이 있다고 판단함에 따라 앞으로 소송에서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 후견인 지정 여부와 관계없이 경영권 분쟁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혀 온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상급심에서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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