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카자흐스탄 발하슈 지역에 지을 예정이던 1조4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공사계약을 해지했다고 1일 공시했다.

양사는 공시에서 "계약 상대측이 공사착수지시서를 발급하지 않음에 따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에 투자회사인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2009년 3월 카자흐스탄 정부가 현지 수도 알마티에서 북서쪽으로 370km 떨어진 발하슈 호수 근처에 1320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고 2014년 12월 건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은 카자흐스탄 정부의 첫 민자 발전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공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이 맡았다.

계약에 따라 이들 회사는 현지 국영 에너지 회사인 삼룩에너지와 함께 합작회사(발주사)를 설립하고 공사를 일부 진행했으나 금융조달 등과 관련해 견해차를 보이면서 지난해 9월 공사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양측은 최근 다시 조율에 나섰지만 글로벌 저성장과 저유가로 사업환경이 악화하자 카자흐스탄 정부가 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결국 계약 해지를 결정하게 됐다.

공사를 일시 중단한 후 이뤄진 협상에서 현지 국부펀드인 삼룩카지나의 이행보장 계약과 정부령 발령 등의 형태로 금융조달을 지원하기로 합의했지만, 최종적으로 카자흐스탄 정부가 사업 지원 관련 승인을 지연하면서 공사 재개가 어렵게 된 것이다.

현재 발하슈 발전소의 공정률은 19%가량이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31일 카자흐스탄 측에 풋옵션(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일정 시점에 기본자산을 매도할 권리) 행사를 통보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유가 하락과 세계 경제 환경 악화로 카자흐스탄 내부에서 사업을 계속 이어갈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 없는 데다가 풋옵션 기한(8월 31일)이 다가옴에 따라 우발적인 손실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투자금 1억9300만 달러를 풋옵션 행사로 회수하고 공사대금 정산은 추후 현장실사를 통해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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