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국회에서 2일 야당이 단독으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부적격’ 의견으로 채택했다.

이날 오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렸고, 지난달 31일 진행된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한 보고서 채택을 의결한 것이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후보자는 장관 직무수행에 필요한 기본적 식견과 정책추진 의지는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한 소명이 불충분한 것으로 보이고, 재산과 관련한 소명 자료를 불성실하게 제출한 점을 고려할 때 도덕성과 준법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보고서가 당초 8월31일 작성된 초안에서는 ‘적격’으로 명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본지가 입수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심사보고서로 작성된 ‘국무위원 후보자(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 인사청문경과보고서(안)’의 마지막 페이지 28쪽 맨 마지막 문장이 “국무위원(문화체육관광부장관) 적격성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작성됐다.

   
▲ 국회에서 2일 야당이 단독으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부적격’ 의견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국회 교문위는 당초 8월31일 초안을 작성하면서 ‘적격’으로 명시했다가 다음날 부적격 보고서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미디어펜

그러던 것이 9월1일 새로 작성된 심사보고서가 나왔고 이 보고서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서 지녀야 할 도덕성과 준법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임”이라고 적시됐다.

이날은 20대국회 정기국회가 시작일로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회사를 하면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야당과 동일한 비판 주장을 하는 바람에 여당이 격하게 반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야당은 이날 오후 1시30분에 조윤선 후보의 부적격 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었지만 새누리당이 의장실 앞에서 정 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연좌 농성에 들어가는 상황으로 치닫자 보고서 채택을 미루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결국 교문위는 다음날인 2일 야당 단독으로 조윤선 후보에 대해 ‘부적격 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으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길을 선택했다.

앞서 교문위는 지난달 29일 야당이 추경안에서 지방채 상환 지원금을 확대해 단독 처리하자, 여당이 이에 반발해 회의 참석을 거부하면서 청문회도 야당 단독으로 진행하는 등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여당은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사퇴나 사과가 없이는 정상적으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청와대는 국회가 부적격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해외 순방길에 오르지만 현지에서 전사서명으로 결재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의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묻는 질문에 “법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임명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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