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자 지원 큰 의미, 노벨상 수상자 배출 마중물돼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회장의 담대한 꿈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

세계10대경제강국에서 아직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국가적 자존심이 걸려있다. 김대중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은 과학분야가 아니다. 

일본은 수십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됐다. 화학 생물학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상자가 나왔다. 일본은 국가와 기업등이 똘똥뭉쳐 기초과학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한다. 중국도
지난해 수상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동북아3국가운데 한국만 뒤처지고 있다.

서회장이 지난 1일 사재 3000억원을 출연해 '서경배과학재단'을 출범시킨 것은 가뭄속의 단비같은 소식이다. 인류발전에 기여할 기초과학자를 양성하는 꿈을 실현하는 첫 단추를 꿰었다. 기업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기업인이 경영을 잘하는 것도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번 돈의 일부를 사회와 국가에 기부하고, 출연하는 것도 의미가 깊다. 그동안 이건희삼성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 총수들이 각종 재단을 설립해 사회적 약자 지원및 교육인재 양성, 의료서비스제고, 학술연구 지원등에 힘을 쏟았다.

한샘 조창걸 명예회장도 최근 사재 5000억원을 내놓아 국가정책 개발을 위한 연구재단 여시재를 설립했다.

서회장처럼 노벨상 수상을 목표로 한 재단 출범은 매우 뜻깊다. 이 재단은 생명과학분야의 인재를 집중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미래 신수종사업인 바이오헬스분야 연구자들을 위한 획기적인 지원이 가능해졌다. 연구과제를 지원받는 과학자들은 5년간 25억원을 지원받는다. 30년이상 장기과제에 대한 지원을 하는 점이 특징이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회장이 사재 3000억원을 출연해 과학재단을 출범시켰다.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기업인의 사회공헌을 주도하는 리더가 되고 있다. 존경받는 기업인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서회장은 노벨과학상을 받는 한국인이 나오는데 20년, 30년이 걸리더라도 장기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순수한 결정과 꿈에 국민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런 총수들이 더 많이 배출돼야 기업인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이 증가한다. 

기업인의 사회공헌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우선은 경영을 잘하는 것도 사업보국이다. 고용을 창출, 유지하고,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하기 때문이다. 국가에 세금을 납부해서 재정을 살찌우는 것도 중요한 책무다.

기업경영 성과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나누는 것은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한국기업가들은 사회공헌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본주의 다른 선진국에 비해 짧다는 이유도 있지만, 치부와 자식 경영권 승계에만 매달린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제는 달라졌다. 재계가 3세, 4세시대로 접어들면서 나눔과 배려,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에 충실하려는 젊은 기업인들이 많아졌다. 무척 고무적이다.
서회장의 재단출연은 다른 기업인들의 사회공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존경받는 기업인상을 정립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다. 국민들의 반기업정서를 완화하는데도 이바지한다.

일부 부적절한 2, 3세 경영인들은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형제간 경영권분쟁으로 손가락을 받은 경우가 적지 않다. 운전수 등 직원에 대한 폭력과 막말, 부도직전 재산 빼돌리기등의 백태가 반기업정서를 부채질했다.

서회장의 아름다운 출연은 한국에서도 존경받는 기업인이 본격적으로 등장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서회장의 아름다운 기부는 기업인들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할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코 일부 미꾸라지들의 행태로 인해 기업인 전체가 매도되는 것은 곤란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기업인들의 기부와 출연이 관행화돼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등은 재산의 대부분을 재단에 출연했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번영케 한 프로테스탄티즘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나 있다. 열심히 사업해서 이웃과 사회를 위해 기부한다는 경영철학이 뚜렷하다.

대규모 기부를 하는 창업주들 대부분이 유대계인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대사회에선 가족 친지 사회를 위한 기부를 당연시 한다. 기부는 하나님이 주신 계명을 실천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남과 이웃을 위해 돕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율법을 어기는 것으로 생각한다.

서회장은 출연기금을 장기적으로 1조원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출연금을 확대하려면 아모레퍼시픽이 더욱 성장해야 한다. 프랑스 화장품업체를 능가하는 글로벌기업으로 가야 한다.

서회장은 한류덕을 톡톡히 봤다. 아이돌과 걸그룹의 K-POP, 드라마, 영화등이 동남아 중국에서 남미 유럽으로 확산됐다. 한류가 한국제품의 프리미엄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아모레제품들이 중국과 동남아등에서 선풍적 인기를 끄는데는 한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회장이 과학재단을 출범시킨 것은 사회와 국가에 진 빚을 갚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서회장을 필두로 더 많은 기업인들의 재단출연 소식이 들려오기 기대한다. 꼭 사법처리된 후 불가피한 상황에서 내놓는 사재보다는 서회장처럼  선제적으로 사회와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재단을 만들었으면 한다.

기업인에게 가장 중요한 책무는 경영을 잘하는 것이다. 경영을 부실하게 하면서 각종 외부행보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언론과 좌파 시민단체에서 기업인에게 이익의 사회환원을 이유로 사재출연을 압박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주주를 위한 경영이다. 사회공헌은 그 다음과제다. 이익의 사회환원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것이다.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서회장은 이를 실천하는 총수가 됐다. 서경배과학재단은 지난 한달이상 폭염에 시달렸던 국민들에게 청량감을 주는 소식이었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