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제조업체에서는 보편적…일자리 창출 위해 네거티브 방식 개정해야
   
▲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제조업무 등 파견근로 자유화

우리나라 파견법(파견근로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은 32개 업무에 대해서만 파견근로를 허용하고 있는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positive list system)이다. 그 업무들은 주유원, 주차장 관리원 등과 같은 단순 업무들이 대부분이며 제조업무(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는 포함되지 않는다.

기업의 본질은 관련 업무의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Coase 1937). 업무 수행을 위해, 정규직을 채용하든, 다른 기업에 도급을 주든, 도급받은 기업의 종업원이 이 기업에 들어와서 일을 하든(사내도급),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하든,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채택하여야 기업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파견법에 근거하여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협력업체 근로자를 불법파견근로자로 판결하는 등 사내도급을 불법파견으로 판결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제조업체의 파견과 사내도급은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적인 생산방식이다. 일본은 1999년에 파견 금지 업무만을 열거한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negative list system)으로 파견법을 개정하였으며, 2003년에 다시 개정하여 제조업무에도 파견을 허용하였다. 이에 따라 파견근로자가 2003년 50만명에서 2013년 127만명으로 급증하였다(조영길 2015). 독일은 하르츠개혁의 일환으로 2003년 파견근로가 자유화되면서 파견근로자가 32만명에서 2013년 81만명으로 증가하였다(조영길 2015).

   
▲ 우리나라의 파견근로자는 2014년 13만명 수준으로 파견법 제정 직전인 1997년 22만5천명 수준보다 오히려 감소하였다(조영길 2015)./사진=연합뉴스


윤기설(2014)에 의하면 2009년 도요타자동차의 비정규직은 기간제근로자 9,200명, 파견근로자 9,000명으로 18,200명(전체 근로자의 27%)이다. 대부분의 기간제근로자와 일부의 파견근로자가 직접생산공정업무를 하고 있다. 독일 라이프치히 BMW 공장은 정규직 3,400명, 사내도급근로자 2,400명, 파견근로자 1,200명으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많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파견근로자는 2014년 13만명 수준으로 파견법 제정 직전인 1997년 22만5천명 수준보다 오히려 감소하였다(조영길 2015).

일본과 독일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제조업무를 포함한 거의 모든 업무에 파견을 허용하고 일부 업무에만 파견을 금지하는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negative list system)으로 파견법을 개정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 제조업체의 파견과 사내도급은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적인 생산방식이다. 그러나 법원은 파견법에 근거하여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협력업체 근로자를 불법파견근로자로 판결하는 등 사내도급을 불법파견으로 판결함으로써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켰다./사진=연합뉴스



(이 글은 6일 자유경제원에서 주최한 ‘한국 고용시장, 왜곡이 왜곡을 낳는다: 불법파견 시 직접고용에 관한 문제’ 노동정책 연속토론회에서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발표한 토론문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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